교육부 "개강 연기 따른 수업 결손 메워라" vs 학생 "종강 연기도 고민할 때"
교육부 "개강 연기 따른 수업 결손 메워라" vs 학생 "종강 연기도 고민할 때"
  • 윤현성 기자
  • 승인 2020.02.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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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알바 해야 하는데 주말 보강 들으라면 어떡하라는 것인가"
최소 이수시간 충족 위해 보충강의 편성…원격수업·집중이수제 적극 활용
연세대학교. (사진=YTN뉴스 캡쳐)
연세대학교. (사진=YTN뉴스 캡쳐)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교육부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 사태'로 발표한 대학 지원 대책(4주 이내 개강 연기 권고)의 후속조치로서 개강 연기에 따른 안정적 학사운영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12일 내놓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평일 아침과 야간, 주말, 공휴일 등을 이용한 보충 강의와 원격수업 등을 적극 활용해 개강 연기로 부족해진 수업일수를 충족하라는 것이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이미 서울대·연세대·중앙대 등 대다수 대학들은 개강 일시를 3월 2일에서 16일로 2주 연기했다. 개강을 늦춘만큼 종강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될 법한데도 교육부는 이에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교육부가 기존 학사일정만을 기계적으로 고수하면서 일부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먼저 학사운영과 관련, 개강 연기에 따라 수업일수를 감축할 경우 교과별 수업일수를 충족시킬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학은 매 학년도 2주 이내에서 학교의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학점당 최소 이수시간은 15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감안, 교육부는 최소 이수시간 충족을 위해 주중 아침 및 야간, 주말, 공휴일 등을 이용하여 보충 강의 시간을 편성하고 원격수업과 집중이수제를 적극 활용토록 했다. 특히 원격 수업은 현행 기준에 따라 모든 과목 학점 수의 20%까지만 개설할 수 있는데 올해 1학기엔 이 기준 적용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을 2월 중 개정할 예정이다.

출석 인정과 관련한 방침으로는 코로나19로 국내 입국이 지연되거나 중국에서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된 학생은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입국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은 관련 증빙서류가 확인되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다수 대학이 학칙으로 금지하고 있는 신·편입생의 첫 학기 휴학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중국에 체류 중이거나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재학생의 경우 휴학 기간 제한을 완화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등록금 징수에 관해서도 개강이 연기된 점을 고려하여 필요시 납부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또 전임교원이 아닌 강사들의 안정적 활동을 위해 강사료는 기존 지급 시기에 지급하도록 권고했으며 평생교육원·공개강좌·어학원 등 대학 내 별도 과정에 대해서도 대학 내 전염병 예방관리에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적용 시기를 2020학년도 1학기로 안내하며 "수업일수·출석기준·휴학 등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교육부 방침에 대해 연세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A 씨(26)는 "차라리 종강을 미루고 15주를 다 채우지 왜 13주로 빡빡하게 만들어서 여유 시간을 뺏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짐을 대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 같다. 이런 무책임한 대책을 가이드라인이라고 내놓은 거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다른 대학생 B 씨(23)도 "생활비를 벌려면 주말 내내 알바를 해야 하는데 주말 보강을 적극 활용하라면 어떡하라는 거냐"고 말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우려와 더불어 경직된 학사일정을 고집하는 교육부의 모습을 놓고 "대학교수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학사일정을 유지하려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휴식 및 연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한국대학교수협의회'가 창립돼 교육부 폐지와 학문자유특별법을 요구하는 등 교육부와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렇듯 대학교수들이 대학자율 및 학문자유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이들과의 경직된 관계를 다소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수들의 일정부터 배려하기위해 이런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물론 기존 학사일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없지않다. 학사일정이 변동되면 서울과 지방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학생들의 거주 불안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해외연수 등 학생들의 방학 계획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교육부 방침에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던 대학생 A 씨는 "결코 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 방침으로 인해 평상시의 일정이 꼬이는 학생들도 많다. 그리고 방학까지는 아직 여유 시간이 있으므로 학생들이 고정된 또는 변경된 학사일정에 맞춰 계획을 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사정에 맞춰 대학 전체의 일정을 제한하려 하는 것은 주객전도라는 것이다.

A 씨는 "지역을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의 거주문제 역시 종강을 미뤄서 생기는 1~2주 정도의 차이는 큰 문제가 없다"며 "기숙사의 경우는 당연히 문제가 없고 자취의 경우도 2주 정도면 충분히 집주인과 합의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방학 때 해외 연수나 인턴 등을 계획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그런 일정 조정을 돕는 것도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가 진짜로 학생들을 위해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A 씨는 "현 사태가 심각한 것은 알겠지만 이런저런 이유에 흔들려서 주객전도 식의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해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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