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13 09:51
1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과 필리핀 간에 체결했던 방문군 협정(VFA, Visiting Forces Agreement)이 종료되더라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 VFA 종료 통보를 지시한 것과 관련, '당신의 반응은 무엇인가. 그를 달리 설득할 방도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해 나는 그 문제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리핀을 매우 많이 도왔다. 우리는 그들이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를 격퇴하는 것을 도왔다. 나는 실제로 잘 지낸다. 나는 그쪽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진짜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그들이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라며 "우리는 많은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의 관점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나는 그것을 '매우 고맙다'는 식으로 여긴다. 우리는 많은 돈을 아낀다"고 되풀이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VFA가 실제 종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했던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것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미 초청도 거부한 바 있다.

필리핀은 미군이 철수한 지 7년 만인 1998년 훈련 등을 위해 입국하는 미군의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한 VFA를 체결했다. 이후 필리핀에서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등을 진행했다. 양국 간 협정에 따라 필리핀이 미국에 VFA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180일간은 효력을 유지하게 돼 있다.

또한 양국이 1951년 체결한 상호방위조약과 2014년 체결한 방위력협력확대협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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