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2.18 12:04

지난해 중국 내 한국산 점유율 8.5%…"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영향"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br>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2019년(1∼11월) 중국 수입시장의 한국, 일본, 미국, 독일 등 상위 4개국 시장점유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10.4%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8.5%로 낮아졌다.

전경련은 2015년부터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를 표방하며 자국 기업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시작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8.5%에서 8.3%로 낮아졌고, 미국은 8.9%에서 6.0%로, 독일은 5.2%에서 5.1%로 모두 하락했다.

(자료제공=전경련)
2010~2019년 중국 수입시장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제공=전경련)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재중 한국기업의 투자액 대비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7.3배를 정점으로 2017년 4.5배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도 2013년 4.9%에서 2017년 3.8%로 낮아졌다.

전기·전자, 자동차 분야는 지난해까지 반도체 단가급락, 스마트폰·승용차 판매부진이 계속되면서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에서 한국 브랜드 자동차 점유율은 2014년 9.0%에서 지난해 4.8%로 떨어졌고, 삼성 휴대폰 점유율은 2014년 1분기 19.0%에서 지난해 1분기 1.0%로 급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1월 워싱턴에서 G2인 미국과 중국이 약 2년에 걸친 치열한 협상 끝에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향후 미국기업의 중국 수입시장 접근도가 개선되면서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의 대미 공산품 수입액은 2017년 788억 달러에서 2021년 1565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수입비중은 2017년 9.1%에서 2021년 18.0%로 8.9%p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시장점유율은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품, 에너지, 서비스 품목에서도 높아질 예정이어서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공략이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은 지난해 말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고 중국 정부도 내수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을 벤치마킹해 중장기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서플라인 체인의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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