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3.18 14:50

대기업 333개사 정기주총 열려

기아자동차 SK㈜ 효성 등 대기업 333개가 18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의 최대 화두는 오너 등기이사 선임을 통한 책임경영과 주주권익보호 강화였다. 일부 오너의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도덕성 시비가 붙기도 했으나 막상 주총에서는 큰 마찰없이 마무리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주총에서 기아자동차의 기타 비상무 이사에 재선임됐다. 비상무이사는 경영전반에 걸쳐 관련업무를 돕는 직책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너 가족이 맡는게 일반화 돼있다. 기아차 박한후 사장도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LG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MC 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사장과 H&A 사업본부장인 조성진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 R&D(연구개발)에 뛰어난 전문경영자의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사장(CFO), 조준호 사장, 조성진 사장의 3인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기존 CEO였던 구본준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LG화학은 그룹내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의 최전방에 서 있는 구본준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구본무 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은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강화차원에서 선임됐다. 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및 전장부품 개발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LG화학의 부품 사업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SK㈜ 주총에서는 최태원 그룹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이로써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법적인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2년만에 복귀하게됐다. SK이노베이션은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유정준 SK E&S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도 강화했다.

효성 역시 일부 시민단체와 국민연금의 반발이 있었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들과 아무런 마찰없이 마쳤다. 조석래 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조현준 사장(전략본부장‧섬유정보통신PG장), 3남인 조현상 부사장(산업자재 PG장), 이상운 대표이사 부회장 등 총 4명이 사내 등기이사에 재선임 됐다.

이번 슈퍼주총데이 에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경우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오너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주총을 통해 현대상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현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현대상선이 고강도 자구안을 추진하는 데 이사회가 더 중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쏟아져 나왔다.

기아차는 주총을 마치고 열린 이사회에서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사회이사를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인수합병(M&A), 주요 자산취득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사항이나 배당 등과 관련해 이사회에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LG전자는 주총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점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이사회 정원을 기존 7명(사외이사 4명)에서 9명(사외이사 5명)으로 늘렸다.

임원들의 보수한도는 대부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결했고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현금배당은 늘렸다

기아차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00억원으로 동결됐다. 배당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00원이었다.

SK㈜는 주총에서 임원들의 퇴직금을 대폭 줄이는 임원 보수체계 변경안도 통과시켰다. 회장, 부회장 등 고위 경영진에 대한 퇴직금 지급률을 최대 33% 축소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한 이사 7명의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80억원으로 동결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임원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20억원으로 승인했다. 배당금은 주당 4800원으로 결정했다.

㈜효성은 이와 함께 임원 보수 한도액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0억원으로 동결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이사보수 한도를 지난해 70억원에서 35억원으로 50% 삭감했고, 현대상선 주주들은 7대 1 감자를 의결해 회사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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