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2.19 15:48
대구 반월당 동성로 (사진=A씨 제공)
대구 반월당 동성로 (사진=A씨 제공)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 사태에 대해 한 대구 시민은 "대구가 '한국의 우한'으로 여겨지는 것이 씁쓸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19일 대구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A 씨(27)는 "공포감이 대놓고 드러나지는 않지만 동네 분위기가 훨씬 싸늘해졌다"고 얘기했다. 그는 "31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새로난 한방병원이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라더라"며 "방학 기간이라도 학원을 다녀야 해서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데 밖에 돌아다니는 게 확실히 걱정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잠잠해졌다고 해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이 꽤 늘었었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안 낀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다들 마스크를 끼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 등 묘한 불안감이 느껴졌다"며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한테 어떤 할머니가 '마스크가 없냐'고 묻는 등 서로 엄청 조심하는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A 씨에 따르면 대구시에서는 하루 만에 개인위생을 신경 쓰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그는 "코로나 공포가 한창 심할 때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은 학원 강의실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잘하게 있는 모임도 다 취소하는 추세고 주변 사람들도 헬스장 회원권 같은 것 다 중단·연장했다"며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구 시내 대부분을 돌아다닌 31번 확진자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31번 환자가 신천지라는 게 보도되면서 전국적으로 대구 이미지를 다 버린 것 같다"고 호소하며 동시에 "(31번 확진자가 방문한) 그 신천지 교회가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일요일만 되면 사람들이 셀 수도 없이 드나드는 데 그런 곳에 감염자가 있었다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시는 나름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하필 신천지 교인에 의해 무더기 감염자가 생겨서 이상한 낙인이 찍힌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더해 "대구 봉쇄라는 말이 나오는 등 대구가 한국의 우한처럼 여겨지는 게 씁쓸하고 창피하다. 물론 타 지역 사람들의 공포도 이해는 되지만 그 정도가 과한 것 같다"며 현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한편 오늘(19일)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우려하며 '대구 봉쇄'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는 대구시를 봉쇄하거나 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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