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2.20 12:00

허원도 IBS 초빙연구위원 연구팀

전령RNA에 청색광을 비추면 전령RNA가 이동을 멈추고, 단백질 합성이 저해되고, 빛을 차단하면 전령RNA의 이동과 단백질 합성이 다시 시작된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빛으로 세포 내 특정 RNA 이동과 단백질 합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전령RNA와 단백질을 생성하는 리보솜의 결합을 제어하여,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DNA의 유전정보는 RNA 를 거쳐 단백질로 전달된다. 

중간에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RNA를 ‘전령RNA’라고 한다. 단백질 생성공장인 리보솜은 전령RNA의 유전정보를 읽어 단백질을 합성한다. 전령RNA는 DNA 유전정보의 중간 전달자, 리보솜은 생성공장, 단백질은 완성품인 셈이다.

이전에는 화학물질을 처리해 전령RNA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모든 전령RNA를 한꺼번에 조절하기 때문에 특정 종류의 전령RNA만을 세밀하게 조절하기 어려웠다.

연구에서는 살아있는 세포에 청색광을 비춰줌으로써 세포 내 특정 전령RNA 이동 및 단백질 합성을 시공간 특이적으로 조절하는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 로 개발한 라리아트 올가미 기술 과 RNA 이미징 기술을 융합하여 mRNA-LARIAT 기술을 개발했다.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하면 빛의 유무에 따라 라리아트 올가미에 전령RNA를 가두거나 분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헬라 세포에 청색광을 비춰주면 라리아트 올가미에 전령RNA가 가둬지면서 리보솜과 격리되고 단백질 합성이 감소함을 관찰했다. 

청색광을 차단하면 라리아트 올가미로부터 전령RNA가 빠져나오면서 리보솜과 단백질 합성을 다시 시작함을 확인했다. 

이는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로 빛의 유무에 따라 매우 빠르고 가역적으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전령RNA와 리보솜에 의해 합성된 후, 각 단백질이 작용하는 위치로 이동한다. 

전령RNA가 라리아트 올가미에 가둬지면 전령RNA가 향후 단백질이 작용하는 위치까지 이동하는 것이 멈춰지고, 단백질 합성이 차단된다.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빛으로 전령RNA 이동 및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면, 살아있는 세포 내 RNA의 위치와 합성되는 신생단백질의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연구팀은 베타액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전령RNA에 mRNA-LARIAT 기술을 적용했다. 

베타액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전령RNA에 청색광을 비추니 세포 골격 구성 및 이동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관찰했다. 또한 베타액틴 단백질 합성 효율이 최대 90%까지 감소됨을 확인했다. 

허원도 교수는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면 암세포, 신경세포 등 다양한 세포 내 전령RNA 이동 및 단백질 합성을 빛으로 조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18일 온라인 판에 실렸으며, 네이처 리뷰스 지네틱스에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소개됐다. 

허원도(왼쪽부터) 초빙연구위원, 이상규 연구위원, 김나연 연구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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