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2.20 23:15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추간판탈출증은 용어부터 ‘디스크’로 잘못 알려졌다. 디스크는 원래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추간판(디스크)을 말한다. 말랑말랑 하면서도 질긴 연부조직으로 도넛 모양처럼 생겼다. 기능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추간판이 충격에 의해 찢어져 안에 있는 수핵이 빠져나오는 질환이 곧 '추간판탈출증'이다. 추간판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통증이 심해지는데 이는 탈출한 수핵이 주변을 지나가는 척추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척추질환 중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추간판탈출증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기타 추간판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197만8525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38만8616명으로 19.6%를 차지할 정도다.

이는 앉아서 생활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의 허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허리에 부담을 주는데다 평소 허리운동을 하지 못해 척추뼈를 잡아주는 기립근이 약하기 때문이다. 주변 근육이 허리뼈를 보호하지 못해 충격이 고스란히 추간판에 전달돼 고장이 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디스크탈출증이 발생했을 때 수술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비수술치료로 재활을 시도해보면 수술을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재활의학회는 국제학술지 ‘Spine’에 ‘요천추추간판탈출증 환자의 비수술적 치료’의 임상진료지침을 게재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치료근거를 마련했다.

필자가 이 논문에 필자로 참여하면서 조사한 결과, 허리디스크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따라서 자신에 맞는 비수술치료를 받으면 허리디스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추간판탈출증 비수술요법의 3가지 치료는 '운동', '견인', '주사'로 압축된다.

이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많이 권고되는 치료법은 ‘운동’이다. 운동치료는 표층, 심층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고, 정교한 조화운동 조절능력을 활성화하여 통증감소와 운동기능회복을 도모한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는 환자 수준에 맞는 요추안정화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기본운동으로는 걷기와 수영이 있다.

걷기는 척추의 구조를 바로 잡고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며, 수영은 허리에 체중부담이 적어 허리디스크 예방과 관리에 좋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걷고 수영은 접영, 평영 등 허리가 꺾이는 영법은 피해야 한다.

‘견인치료’는 통증 및 기능 호전을 목적으로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기계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허리를 일정한 압력으로 당겼다 풀기를 반복해 근육 및 척추관절을 늘린다. 이렇게 하면 디스크의 압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때 견인치료와 함께 물리치료, 약물, 전기치료를 병행하면 통증개선과 기능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자기공명영상(MRI) 소견에서 의미 있는 호전이 밝혀졌다. 또 임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권고되는 치료법이다.

비수술치료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사치료’다. 경막외 주사치료는 염증작용을 줄여주는 가장 일반적인 신경주사치료 방법이다. 시술 위치에 따라 요추의 신경사이 공간이나 꼬리뼈 위쪽에 있는 신경통로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단기간 효과는 좋은 편이지만 신경 압박이 심한 경우에는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며칠 못 가는 등 제한적일 수 있다. 주로 급성 통증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젊은층의 추간판탈출증은 수술까지 가지 않고도 이 방법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주사요법은 3회 정도 시도하며(보존 치료기간은 3개월 정도), 그 이상 사용하는 경우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볼 것을 권한다.

이상과 같은 비수술치료가 효과적이긴 하지만 무조건 치료방법을 고집하기보다 본인의 허리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치료법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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