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2.22 06:15

올해 경제성장률 2.3% 전망도 수정 불가피할 듯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면서 국내 경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25%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아직 코로나19의 영향력을 수치화할 수 없고 금리 인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2월 인하 가능성을 다소 일축했으나 상황이 급변했다.

진정되는가 했던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한 확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정책자금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0%포인트 내린 4.05%로 고시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가 확대되면서 1월 금통위가 국내 경기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심리 위축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 안전과 민생 경제 두 영역 모두에서 선제적인 대응과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책상 위에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 연구원은 “이는 코로나19가 국내경제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경기방어에 좀 더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추경 편성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 금통위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이번 주에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1.25%보다 0.25%포인트 낮은 1.00%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당초에는 2월 중순 경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정체 및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이후 그간 코로나19 확진자들과는 상이한 ‘지역 감염’이란 새로운 감염 경로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소비를 비롯한 경기 하강 요인들이 좀 더 부각될 여지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하되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좀 더 주시하면서 이번 회의보다는 4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방지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과거 1분기 추경을 편성했던 사례는 크게 1998년과 1999년, 2009년으로 각각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시기이다.

김 연구원은 “1분기 거론되는 추경 편성에 대한 검토는 그만큼 정부가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과거 1분기 중 거론된 추경의 국회 통화까지는 평균 33.6일 걸렸는데 3월말이나 4월초 추경이 통과된다면 이와 맞물려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부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음 주 수정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으며 한은은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 2019년(2.0%)보다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경제 위축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생산과 관광업 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은 전망치도 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올해 1%대 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외 경제에 대한 하방 리스크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한은의 기존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교역 여건 개선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정부지출 확대가 한은의 올해 성장률 반등 전망(2.0→2.3%)의 주요 근거였다”며 “확장적 정부지출 기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문제는 민간 부문으로 수출과 설비투자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발 수요와 공급 둔화가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수출 측면에서는 대중국 최종재와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중국산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아 국내 가공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 부담 요인”이라며 “설비투자의 경우 자본재 공급이 선행될 필요가 있는데 이 또한 중국산 비중이 높아 투자 집행이 원활하지 못할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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