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2.21 11:40
신천지 예배 모습. (사진=YTN뉴스 캡처)
신천지 예배 모습.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대구에 위치한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의 '슈퍼전파지'로 지목된 가운데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이 말 그대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20일 국내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넘어섰고 오늘(21일) 오전에만 52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국내 확진 환자는 156명으로 늘었다.

신천지 관련 전문가들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시작된 슈퍼전파가 현재처럼 급속하게 확산되는 이유로 신천지 특유의 교리와 예배 형태를 꼽았다.

오랫동안 신천지 피해자 구제활동을 해온 정윤석 목사는 "하필 가장 폐쇄적인 종교가 전염병 매개체가 됐다. '헬 게이트'가 열렸다"며 이번 사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 목사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와 예배를 드린 1000여 명의 교인들 중 연락이 두절된 이들에 대해 "신천지 신도들은 무조건 10분 안에 연락되는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연락두절이 된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의도적으로 보건 당국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계속해서 정 목사는 "신천지는 교리상 새 세계가 열리면 현재 육신을 벗고 새 육신으로 갈아입게 된다고 믿는다"며 신천지 교리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신도들은 현재 육신의 건강에 대해 무관심하다. 감기 같은 전염병이 걸려도 무조건 교회에 나온다"며 "31번째 확진자가 코로나19 증상에도 검사를 거부하고 교회에 나온 것은 이런 교리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현욱 구리 이단상담소 소장은 신천지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폐쇄성"이라며 "신천지는 가족들이 가족 중 한 명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20~3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문제 때문에 지금 이게 제대로 대책이 세워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교인들 개인도 본인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고 신천지 총회 차원에서도 숨기려 하는 것이 맞물리다 보니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 소장은 "신천지에서 소위 '추수꾼'이라 불리는 이들을 일반 기성 교회에 스파이처럼 파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성 교회에 가있는 추수꾼들에 대한 현황도 빨리 질병관리본부에다가 제공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신천지 차원에서도 이건 극비사항이기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으려 한다"며 우려했다. 확진자와 한 공간에서 예배를 했을 수도 있는 추수꾼들이 일반 교회로 숨어들어 또 다른 대량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의 최우선 가치가 '조직 보호'라는 점도 현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신 소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는 조직을 보호해야 된다는 의식이 너무 강하다 보니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며 "신천지가 양심적으로 사실대로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제공해 줄 것이라고 (정부가) 생각하면 너무 순진하고 안일한 대처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신 소장은 강제적인 수색 영장 발부 등 보다 강제적이고 적극적인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강제적인 방법을 통해 신도들의 현황·CCTV 등을 확보해 정부 당국에서 역추적 및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회에서 감염자가 속출한 이유에 대해 신천지 신도들이 바닥에 밀착해 앉아 예배를 드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반 교회가 의자에 앉아 교인들 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예배를 드리는 데 반해 신천지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훨씬 더 밀착한 채 예배를 드려 다른 사람의 비말(침·땀 등 분비물)과 접촉하기 더욱 쉬워진다는 것이다.

신천지 측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기성 교단에서 쌓아온 편견에 기반한 신천지에 대한 거짓 비방"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라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야 할 건축 허가도 받지 못해 좁은 공간에서 수용 인원을 최대화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는 현실을 '독특한 예배방식'이라며 코로나 감염의 주범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신천지 측은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이 기성교회의 입장을 대변해 신천지예수교회를 왜곡 비방하는 행위를 중단해주기 바란다"며 현재 자신들에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억울함을 표했다. 

한편 신천지가 대구·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전파하고 있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신천지에 대한 혐오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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