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2.22 09:00

"시장 유동자금 갈 곳 없고, 부동산은 언제간 오른다는 학습효과 때문"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사진=남빛하늘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정부가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선 다음 '풍선효과'가 나타날 지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부동산은 언제간 오른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수원‧안양‧의왕 등 수도권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20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16 대책에 따른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함이다.

추가 대책 발표에 앞서 발 빠른 투자자는 수용성 인근 경기도 오산, 동탄1신도시 등지로 자금을 옮겨 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동탄1신도시가 있는 화성시 아파트 거래량은 818건에서 10월 1227건, 11월 1585건까지 오른 뒤 12월 1990건을 기록했다. 오산시도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200건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11월 300건을 넘긴 뒤 12월 307건, 올 1월 368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수원‧안양‧의왕이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부동산 시장에는 '안‧시‧성(안산‧시흥‧화성)',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대체 투자처 후보지들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안시성이다. 안산, 시흥, 화성 세 곳 모두 비규제지역 인데다 경기 서남부권을 거쳐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안시성 아파트값은 각각 0.14%, 0.13%, 0.15% 상승했다.

남산광도 후보지로 꼽힌다.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남양주와 산본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진 않았지만,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이 또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할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와 함께 또 다른 추가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번 조정대상지역 대상에서 제외된 용인, 성남뿐만 아니라 구리, 인천 등 지역들도 풍선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이 점쳐진다"며 "여전히 시장에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갈 곳이 없고 부동산은 언제가는 오른다는 학습효과와 사라지지 않는다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또한 "앞으로도 미분양이나 공급과잉 우려가 덜한 지역 중 교통망 확충이나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로 유동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은 만큼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집값 풍선효과를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에서는 안산과 부천, 인천(연수‧서구) 등 서부권 중심으로 그 동안 덜 오른 탓에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이거나 서부권 교통망 호재 등의 기대감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평택 등 수요기반에 비해 공급량이 많거나 거리상 서울에서 먼 경기 외곽지역으로까지의 확산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수원만 주 타깃으로 잡으면 용인과 성남은 어쩔 것인가"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한 두 달 쯤 있다가 총선이 끝난 뒤 추가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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