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2.22 00:10

한 화면에 더 많은 정보 표시돼 '유용'…접고 펼칠 수 있도록 발전

갤럭시 S7(왼쪽)과 나란히 비교해보면 갤럭시 S8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S7(왼쪽)과 나란히 비교해보면 갤럭시 S8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면서 발전해왔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화면은 더 넓고 선명해졌지만 제품을 한 손에 쥐고 조작할 때 어려움은 커지기 마련이었다. 소비자들은 '한 손으로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더 넓은 화면'을 갈망했다. 소위 '크지만 작은 스마트폰'이라는 역설적인 제품을 원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딜레마의 해결책으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꺼냈다. 인피니티(Infinity)는 '무한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에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적용된 '갤럭시 S8'이 출시됐다.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하면서 스마트폰 전면의 80% 이상을 디스플레이로 채웠다. 화면 크기를 키워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끌어올리면서도 제품 조작의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화면 안팎의 경계 허문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갤럭시 S8 개발진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탑재 과정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불필요해 보였던 베젤은 사실 스마트폰 내부를 빼곡히 채우는 각종 부품과 배선을 위해 필수적인 공간이다. 삼성전자는 이 베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더 작게 만들고 스마트폰 내부 설계를 완전히 다시 진행했다.

그 결과, 베젤은 전에 없이 작아졌지만 상단에는 여러 가지 센서를 포함해 이전 모델엔 없던 홍채인식 부품까지 탑재됐다. 하단 버튼 역시 디스플레이에 일체화돼 홈, 메뉴, 뒤로 가기 버튼을 터치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세 버튼을 이전과 동일하게 배치했고 홈 버튼에 압력 센서를 적용해 기존 갤럭시 시리즈처럼 편하고 익숙하게 만든 것이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장점 중 하나는 영상 감상 시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장점 중 하나는 영상 감상 시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늘날 스마트폰은 '손안의 영화관'으로도 불린다. 특히 영화를 감상할 때는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스크린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재생하면 화면은 가로 폭 기준으로 맞춰진다. 이 과정에서 화면 위아래엔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공간이 생긴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서는 이런 공간이 줄어들고 영상이 화면에 꽉 차게 보여 몰입감이 보다 강화된다.

또한 영화 감상뿐 아니라 정보 확인에도 유용하다. 인터넷과 갤러리에서부터 각종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메신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은 화면을 아래로 스크롤하면서 보는 형태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웹사이트나 문서를 볼 때 한 화면에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소셜 미디어의 게시글과 사진이 더 길게 나타나고, 메신저에서는 더 긴 분량의 친구 목록과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

멀티 윈도우에도 최적화됐다. 화면을 나눠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각각의 창을 더 크게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면이 커졌기에 영상을 그대로 보면서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어져 '진정한 멀티태스킹'을 구현한다.

더욱 '꽉 찬' 화면을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갤럭시 S10으로 이어졌다. 카메라 홀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 대부분을 화면으로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이다. 매끈한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초정밀 레이저 커팅 기술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고, 19대 9 비율의 '풀 스크린'으로 몰입감 또한 한층 강화했다.

◆새로운 폼팩터와 디자인의 만남…사용자 경험에서 출발

삼성전자는 사용자에게 기존과 다른 새로운 폼팩터를 제공하면서도 손안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경험을 주는 제품을 구현하고자 고심했다.

이러한 고민은 '접고 펼치는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은 다양한 사물들이 어떻게 접히고 펼쳐지는지, 상황마다 가치와 장점은 무엇인지 다각도로 살펴봤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지갑이나 책 등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접고 펼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디자인팀은 스마트폰이 접힐 때 어떠한 모습으로 접히는 것이 가장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지 찾아내기 위해 개발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전해진다.

갤럭시 폴드.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제공=삼성전자)

그 결과물은 바로 지난해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다. 펼쳤을 때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디스플레이로 확장된 사용성을 제공하지만, 접었을 때는 한 손으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경험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와 '힌지 기술' 등 독보적인 신기술들이 결합했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메인 화면인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는 펼친 상태에서도 휴대하기 적합한 크기인 7.3형으로 설계됐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에 사용되는 부품인 힌지는 마치 책과 같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화면을 펼칠 수 있으며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를 유지한다.

갤럭시 Z 플립.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폼팩터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로축으로 접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가로축을 따라 접히는 방식의 '갤럭시 Z 플립'을 지난 14일 출시했다.

가장 큰 특장점은 접었을 때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주머니나 가방에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고, 펼치면 6.7형의 선명한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출시국마다 완판(완전 판매)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갤럭시 Z 플립은 전작인 갤럭시 폴드에 비해 크기가 반으로 줄어들어 휴대성이 강화된 점과 세련된 디자인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 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폼팩터,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Z 플립을 선보이게 됐다"며 "폴더블 카테고리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갤럭시 Z 플립'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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