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2.21 17:52
(사진=YTN뉴스 캡처)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환자 사망사례가 나오면서 고위험군 환자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사고수습본부도 이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해 대구지역의 경우, 폐렴환자가 중환자실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외부인의 출입 제한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방역망의 강화에도 전문가들은 허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서울 종로에서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난 배경에 노인복지관이 있다. 83번 환자(76세)가 29번(82세)과 56번(75), 136번(84세) 환자를 감염시킨 곳이 종로복지관이었다. 이들은 동일시간대에 복지관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노인복지관은 정부의 방역체계 밖에 있어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교회 역시 사각지대다. 증상이 경증인 환자가 노인층이 많이 모이는 교회의 예배과정에서 코로나19를 대규모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신천지교회 사건에서 입증됐다.

병원의 경우 100병상 내외의 중소병원이 취약 의료기관으로 꼽힌다. 종합병원급 이상은 자체 감염전담 의료진이 상시 근무할 뿐 아니라 외래환자를 구분해 발열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별도의 동선으로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은 감염 전문 의료진은 물론 방역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경증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병원 진료를 받고자 오거나, 방문객으로 문병을 오면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인병원이나 요양시설 등도 정부의 권고안 정도로는 감염 확산의 여지가 크다.

요양원은 의사와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이 없는데다 소독제를 뿌리는 것 외에는 감염에 대한 시스템조차 전무해 가장 취약한 시설로 꼽히고 있다. 초고령자에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집단 감염될 경우 예측불허의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코로나19의 전염력은 강하지만 치사율은 2%로 사스(10%)나 메르스(30%)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고령자나 만성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자에겐 이러한 통계는 의미가 없다.

김우주 고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의 사망자 통계를 보면 치사률은 낮지만 85세 노인은 15%, 암이나 심폐질환과 같은 환자는 5~15%에 이른다”며 “요양병원이나 고령자 시설에 대해선 엄격하고 치밀한 방역대책을 세워야 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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