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2.21 17:58

"실력이 안 되는 자녀에게 기득권 세습시키는 것이 '천민자본주의'"
"규제개혁당, 임계점 돌파까지 고난 있어도 장기전으로 즐겁게 가야 해"

21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규제개혁당'의 시·도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진중권(가운데) 전 동양대 교수는 '공정사회와 규제개혁'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열었다. (사진=손진석 기자)
21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규제개혁당'의 시·도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진중권(가운데) 전 동양대 교수는 '공정사회와 규제개혁'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열었다.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21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규제개혁당'의 시·도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공정사회와 규제개혁'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열었다.

진 전 교수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대한 언급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우리사회가 불평등 사회로 가고 있었고 그것이 정의에 대한 갈구로 나타나고 그러다보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며 "우리사회도 문재인 정권에 들어와서 그의 언급과는 정반대로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으며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게됐다. 참으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됐는지 생각해봤다"며 "우리사회의 386세력이 어느덧 586이 됐고, 과거에는 진보(세력)는 변수였는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거친 후에는 진보가 상수가 됐다. 우리사회의 주류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상의 세습'에 대해서도 메스를 가했다. 그는 "자식교육에 있어서 왜 그리도 광적으로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아이들의 몫이 아닌 것을 억지로 그들의 것으로 만들어 주려는 잘못된 욕망이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래 실력이 안되는 애들을 높은 자리에 올려놓으려는 이런 것이 바로 천민자본주의"라고 힐난했다.

계속해서 "신라시대의 골품제 사회에서 조선시대때 귀족사회로 넘어왔는데 이때는 차라리 과거를 봐서 실력으로 정계에 진출했지만, 지금은 이랬던 조선 초기의 사회보다도 못한 사회가 됐다"며 "부모가 이룬 것을 마치 과거 일본에서 영주들이 그 자식들에게 지위를 세습시켜주듯이 강남에다가 빌딩 사서 물려주는 식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다보니 부모에 의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 간 애들은 걔들 스스로는 억울한거다.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 다들 그러는데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주변이 온통 그러니까 말이다"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그런 애들이 높은 자리로 가서 결정권자가 됐을 때 도대체 어쩔거냐"고 반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진 전 교수는 또 '진영논리'에 대해서 일침을 가했다. 그는 "논리가 아닌 물리적 대결 양상으로 변했다"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자유민주적인 철학이 있었다. 그들이 386들을 데려와서 쓴 것인데 이들이 이제 이들이 586이 돼서 기득권자들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생각 자체가 약육강식의 논리로 돼 있다"며 "그러다보니 공론의 장이 파괴되는 것이고 그런 자신들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 입진보라고 하고 기레기라고 하면서 척결할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그는 "이러다보니 많은 지식인들이 무서워서 얘기를 못한다. 나도 문자 엄청 받는다"며 "저 같은 강한 멘탈 소유자나 버티지 어지간한 사람들은 문자 몇개 받고 그러면 패닉에 빠진다. 이리되다보니 신문사 기자들도 스스로 자기검열에 들어가게 된다. 유시민의 말 한마디에 KBS 법조팀이 날아가 버리는 사회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사람들이 사실을 말하면 프로파간다를 동원해 이걸 다 무력화시킨다"며 "이젠 우리사회에서 공정과 정의를 말할수 없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그는 "지금 생각해보니 저들에게 사회주의는 그냥 스펙이었던 것이다. 멋있지 않나. 강남 살면서 서울대 나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야라는 이런..."이라며 "우리가 이제 기득권 세력이 됐고 어느새 자신들이 성취한 그것을 자기 새끼들에게 물려주려는 그런 자들이 된 것이다. 그러니 젊은 세대들이 이런 우리를 좀 죽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규제개혁당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규제 개혁에 대한 원론은 맞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상 그렇다. 무슨 일이건 간에 임계점을 돌파하기까지는 많은 고난이 있겠지만, 장기전으로 가야할 생각을 하고 가는 도중에도 즐겁게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개혁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는 각 시·도당 지역별로  위원장 후보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추천 받아왔다.

규제개혁당은 각 시·도당의 창당발기인대회를 통해 각지역의 위원장을 선임해 주요 시·도당별 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을 완료하고 3월 초 창당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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