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2.23 14:21

"한국 제조업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 다른 주요국 비해 매우 큰 편"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한국 제조업의 특정 업종 쏠림현상 완화와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의류, 식음료 등 저기술산업군에서의 R&D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비중이 가장 높으나 그 고용비중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16.05%p, 2017년 기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경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는 1.77%p,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하고 미국은 그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나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적은 수준인 11.89%p이다.

국내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의 경우 반대로 고용비중이 생산비중에 비해 높은 편이며, 이 상반된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종별 생산과 고용의 쏠림정도에서도 국내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가 드러났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 업종별 생산비중과 고용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로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한국 제조업종별 생산비중의 쏠림정도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매우 큰 반면 고용비중의 집중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은 생산비중 HHI와 고용비중 HHI 간의 격차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부가가치 창출은 소수의 업종에 의존하면서 고용은 그렇지 못한 한국의 구조가 이 HHI 비교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흔히들 혁신성장을 얘기할 때 소위 첨단산업만을 고려하고 저기술산업은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나라의 고용구조를 볼 때 이들 저기술산업을 배제한 혁신성장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며 이 생태계에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저기술업종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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