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24 11:52
이탈리아 축구팬이 코로나19로 취소된 축구 경기장 앞에 서 있다. (사진=Sky News 유튜브 캡처)
이탈리아 축구팬이 코로나19로 취소된 축구 경기장 앞에 서 있다. (사진=스카이 뉴스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이탈리아에서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하루새 2배 증가했다. 전시·공연·축제·스포츠 경기 등이 올스톱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밤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소 152명(사망자 3명 포함)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보고된 76명에서 두배 증가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주 내에서만 11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주에서도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에밀리아로마냐에서 9명, 피에몬테에서 6명, 수도 로마가 있는 라치오주에서 3명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사망자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롬바르디아주 크레마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77세 여성이 이날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대규모 확진 사례는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 두 지역에 집중돼있다.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하는 '부자' 지역이자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선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최초 확진자이자 이른바 '슈퍼 전파자'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롬바르디아주에서 발생하는 대다수 감염자가 해당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환자 혹은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중국을 여행한 적 없도 없다.

두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베네토주도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사업가 8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으나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최초 전파자 존재가 미궁에 빠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롬바르디아·베네토 내 일부 지역에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이동 제한령 대상은 두 개 주 11개 마을 주민 약 5만3000명이다. 지역 주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물론 외부인의 진입도 제한된다.

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전시와 공연, 축제 등 대부분 행사를 중단 조치했다. 루카 차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세계 3대 카니발로 꼽히는 '베네치아 카니발' 진행을 이날 밤부터 잠정 중단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밀라노에 있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 라 스칼라도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밀라노 등 북부지역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세 경기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 경기도 취소됐다.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에 국경을 접한 인근 국가들도 비상이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를 오가는 열차 운행을 한때 전면 중단했다. 열차를 중단하지 4시간 후 코로나19 검사에 '음성'이 확인되자 운행이 재개됐다. 스위스도 이탈리아 접경 지역의 검역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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