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28 11:41

3월 2일부터 4월 8일까지 ...학부모 '패닉'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도쿄 총리실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책 본부 회의를 통해 전국 학교 폐쇄 결정을 알리고 있다. (사진=CNA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의 학교를 한달 정도 폐쇄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의 준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던져진 카드여서 파문이 일고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달 2일부터 4월 8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에 임시 휴교를 요청했다. 유치원과 미취학 아동 보육시설은 휴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베 총리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많은 아이와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장기간 모여있는 걸 지양해 감염 위험에 대비하자”며 “앞으로 1~2주가 매우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각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판단하에 휴교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감염 억제’ 조치 시행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는 법안을 준비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하면서 사실상 ‘지시’에 가까운 요청이란 분석이다.

각급 학교가 일본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면 열도 전역의 초중고교가 한 달 이상 휴교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역의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생 1300만여 명이 집에 있게 된다.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당장 아이를 돌봐줄 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에 자녀를 둔 직원들을 배려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예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곳도 있으나 주요 대기업 가운데서도 절반만 시행하고 있고, 일부 직종만 해당해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일본 SNS(소셜미디어)에는 휴교를 해서 방역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은 보모를 고용하는 문화가 자리잡히지 않아 학교 폐쇄가 부모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부모들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쉬게 되면 침체 직전에 와있는 일본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올해 1분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