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3.01 18:50

갤Z플립, 편의성 뛰어나고 메이트Xs의 절반가…화웨이, 코로나19로 '치명상'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왼쪽)과 화웨이 '메이트Xs'.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출처=화웨이)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왼쪽)과 화웨이 '메이트Xs'.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출처=화웨이)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최근 '메이트Xs'를 공개하며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과의 격돌을 예고했다. 갤럭시Z플립과 메이트Xs는 양사의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작보다 폴더블폰의 휴대성과 스타일, 가격 대중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화웨이는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아웃폴딩 방식을 고집하면서 힌지(경첩)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클램셸(조개) 디자인의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하며 폴더블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데 반해 화웨이의 신제품은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아웃폴딩, 장단점 뚜렷…"메이트Xs, 크고 얇지만 내구성 약하고 불편"

화웨이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라인 발표회를 열고 메이트Xs를 공개했다. 메이트Xs는 오는 3월부터 글로벌시장에 출시될 예정으로, 앞서 14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두 기종의 가장 큰 차이는 휴대폰을 접는 방식이다. 갤럭시Z플립은 인폴딩(안으로 접히는 구조)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메이트Xs는 아웃폴딩(바깥으로 접히는 구조)으로 접힌다.

메이트Xs는 지난해 출시된 메이트X와 동일하게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전작처럼 세로축으로 접는 폴더블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기존 제품을 보완·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반면, 삼성전자는 세로축으로 접히는 전작 '갤럭시 폴드'와 달리 신제품에는 가로축을 따라 접히는 방식을 채택했다. 갤럭시Z플립을 시작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폼팩터와 폴더블 경험을 지속 확대하며 폴더블 카테고리를 진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사진제공=삼성전자)

두 폴딩 방식은 뚜렷한 장단점을 지닌다. 우선 갤럭시Z플립은 화면 베젤이 안으로 접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외부로 유출되는 메이트Xs보다 액정 파손 및 외부 충격에 대한 우려가 적다.

또한 접었을 때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주머니나 가방에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 뛰어난 휴대성과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펼쳐서 세워 둘 수 있어 셀피 촬영이나 구글 듀오 등을 활용한 영상 통화를 하는 동안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핸즈 프리' 경험을 제공한다.

메이트Xs는 전면에 카메라가 장착되지 않아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셀카를 찍을 수 없고 영상통화도 할 수 없다. 대신 아웃폴딩 방식은 인폴딩 방식처럼 화면 바깥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 두께가 더 얇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갤럭시Z플립 두께는 7㎜이며, 메이트Xs 두께는 5.4㎜에 불과하다. 펼쳤을 때 화면 또한 메이트Xs가 8인치로 갤럭시Z플립(6.7인치)보다 크다.

◆메이트Xs, 갤럭시Z플립의 두 배 가격…"안드로이드 OS 불가"

메이트Xs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부터 미국 기업들로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돼 어려움을 겪어 왔다. 메이트Xs는 오픈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자체 OS 'EMUI10'으로 구동된다. 이에 사용자들은 구글플레이 플레이 스토어가 아닌 화웨이의 자체 앱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업 모델을 강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화웨이 '메이트Xs'. (사진출처=화웨이)
화웨이 '메이트Xs'. (사진출처=화웨이)

가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메이트Xs는 2710달러(약 330만원)로 책정됐다. 이는 전작인 메이트X와 갤럭시 폴드보다도 비싼 가격이다. 메이트X는 2400달러(약 290만원)이었으며, 갤럭시 폴드는 239만8000원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을 갤럭시 폴드보다 75만원 정도 가격을 내린 165만원에 출시했다. 높은 가격으로 인한 폴더블폰의 구매장벽을 낮춰 소비자층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비슷한 시기에 폴더블폰 두 가지의 제품을 선보였다"며 "삼성전자는 대화면과 콤팩트 타입 등 라인업 강화, UTG 채용, 가격 대중화 등 폴더블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반면, 화웨이는 여전히 비싼 가격임에도 부족한 제품 개선, 미·중 분쟁으로 인해 지메일 등 구글 모바일 서비스 미탑재로 대중적으로 판매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웨이 '고전'…삼성은 타격 '미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삼성전자의 경쟁환경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나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에 중국 제조업체와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스마트폰 제조사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화웨이는 출하량이 39% 급감했지만 삼성전자는 2% 밖에 줄지 않았다.

중국 내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하고, 오프라인 판매량은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국 판매 비중이 60%에 이르는 화웨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및 화웨이 등에 밀려 고전해왔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소비 위축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두고 싸우는 애플과 화웨이는 상대적으로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다시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구미2 사업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다만,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국내 사업장 폐쇄가 변수로 떠올랐다. 한창 제품을 팔아야 할 시기에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며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 22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가 나온 2사업장은 삼성전자가 국내 공급하는 플래그십 모델 일부와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폰을 생산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방역을 실시하고 24일 오전까지 구미사업장을 폐쇄했다. 확진자가 근무했던 층은 25일 오전까지 운영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중단 기간에 주말이 포함돼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통해 공개된 신제품 모두 기대 이상의 품질과 혁신을 보여줬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