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3.03 05:00

빠른 연료 충전‧장거리 운송에 효율적…상용차시장 패러다임 전환
현대차, 2025년까지 전기차 7종, 수소차 10종 등 총 17종 친환경 상용 라인업 구축

지난해 8월 개최된 현대자동차 트럭페어에서 상용사업본부 이인철 부사장이 현대차의 상용부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지난해 8월 개최된 현대자동차 트럭페어에서 상용사업본부 이인철 부사장이 현대차의 상용부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그간 상업적 용도를 위해 사용되는 상용자동차에는 전기자동차가 별반 도입되지 않았다. 즉 영업용 차량으로서 운송효율성의 한계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 차량으로 인한 지구촌 온실효과가 누적된 것이 변화를 일으켰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결국 전기차에서 해법을 구하게 됐다. 이에따라 상용전기차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버스, 트럭, 밴, 픽업트럭 등 화물과 여객차량이 포함된 상용 전기차는 승용 전기차와는 운행 여건이 판이하다. 이에 알맞은 배터리와 출력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전기차가 상용 모델까지 확대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각 제조사들은 다양한 전동화 관련 기술과 전략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 17개 친환경 상용차 모델 구축…중국차 회사, 국내 기업과 합작

전기차 시장은 2015년 이후 승용차 중심에서 전기버스 등 교통수단의 전동화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나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2%를 친환경 저상버스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저상버스 전기 391대, 수소전기차 35대 등 총 354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노선버스 운송업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키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개최된 현대 트럭 & 버스 비즈니스 페어에서 압축천연가스(CNG)‧액화천연가스(LNG) 등 대체연료적용 차량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상용차에 적용하고, 전동화 기반의 무공해 전기차‧수소전기차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7종, 수소전기차 10종 등 총 17개 차종의 친환경 상용차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구축해 장거리, 도심 승객수송 등 고객의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1회 충전 운행거리가 긴 장거리 수송용 중대형 트럭과 고속버스에 적용하는 수소전기기술을 비롯해 도심 내 물류수송을 위해 적재효율 및 충전인프라가 중요한 중소형 상용차에는 전기시스템 기술을 '투 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심 대기질 개선, 인접도시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에는 전기시스템과 더불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기술 등을 탑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 트럭페어에 전시된 수소전기버스 (사진=손진석 기자)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 트럭페어에 전시된 수소전기버스 (사진=손진석 기자)

현대차는 지난 2017년 현대차 최초의 전기버스인 일렉시티(ELEC CITY)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데 이어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시범운행에 성공한 수소전기버스 등을 선보인 바 있다.

2010년 1세대 전기버스 개발을 시작으로 약 8년여 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친 일렉시티는 256㎾h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해 정속주행 때 1회 충전(72분)으로 최대 319㎞를 주행할 수 있다. 30분의 급속충전만으로도 170㎞ 주행이 가능하며, 과충전방지 기능과 혹한·폭염 시 최적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배터리 자동 온도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최초로 공개한 카운티 EV는 기존 디젤 모델보다 차량 길이가 60㎝ 늘어난 초장축 모델로, 128㎾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으로 2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72분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마을버스 또는 어린이 탑승 버스라는 특성을 고려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완성된 카운티 EV는 눈길, 빗길 안전 운전을 돕는 차량자세제어장치, 4륜 디스크 브레이크, 안전성을 끌어올린 어린이 시트‧시트벨트‧차량 후방 비상도어(어린이 버스용)를 적용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자동차 회사인 길리홀딩그룹 자회사인 절강길리신에너지상용차그룹(이하 길리상용차)는 국내 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협력 사업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향후 전기상용차의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큐로그룹 계열사인 아이티엔지니어링은 한국형 전기트럭의 개발을 길리상용차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핵심 기술적 측면과 한국 시장에서의 최적화 작업, 판매 및 서비스를 위한 기술‧출고‧정비‧A/S 등의 포괄적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길리상용차’에 대한 수입 창구 및 향후 해외 시장 공동 개발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3사는 협약을 통해, 우선적으로 길리상용차의 기존 1톤과 2.5톤 등 소형‧중형 전기트럭 e200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법규 및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한국형 전기트럭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중국 길리상용차와 국내 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략적 협업을 통해 전기상용차 개발, 내수 및 해외시장 공동개발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협약식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제공=큐로모터스)
중국 길리상용차와 국내 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략적 협업을 통해 전기상용차 개발, 내수 및 해외시장 공동개발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협약식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제공=큐로모터스)

◆수소전기상용차, 충전 빠르고 장거리운행 최적

글로벌 상용차 업계는 세계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와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수소전기 및 배터리전기 기반의 무공해 친환경 상용차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빠른 연료 충전이 가능하고, 장거리 주행에 효율적인 수소에너지는 상용차시장 특히 트럭시장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 또한 이러한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9 북미 상용전시회에서 현대차의 첫 번째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이하 넵튠)을 최초로 공개했다.

물 흐르듯 매끄럽고 둥근 형태의 전면부와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매끈해 보이는 일체형 구조를 바탕으로 수소전기트럭에 특화된 독창적인 차체를 갖춘 넵튠은 전면부 좌우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얇은 헤드램프를 통해 현대차의 수소전기 SUV 넥쏘와 함께 현대차의 가장 앞선 수소전기차 기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는 넵튠 공개와 함께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상용 부문으로 확장해 미래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최대 상용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현대차가 처음으로 수소전기 트럭의 실체를 제시하고 수소 모빌리티 기반의 미래 상용차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지난 2004년, 수소연료전지버스 개발에 착수해 1세대 모델을 2006년 독일 월드컵 시범운행과 정부과제 모니터링 사업에 투입한 바 있으며, 2009년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한 2세대 모델을 개발, 2015년 광주광역시 수소버스 운행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에 따라, 오는 2030년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약 2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스위스 등 유럽 지역에 단계적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16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향후 다른 국가로도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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