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2.28 21:25

'날씨·온실가스·미세먼지' 엎친 데 덮쳐

한국전력 사옥 전경. (사진=한국전력 홈페이지)
한국전력 사옥 전경. (사진=한국전력 홈페이지)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한국전력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조3566억원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 큰 적자다. 6년 만에 적자를 낸 지난 2018년보다도 손해가 6.5배 늘었다.

온건한 날씨로 전기판매 수익이 준 데 이어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은 늘어난 영향이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 이용률이 떨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전의 작년 매출은 59조928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우선 전기판매 수익이 전년 대비 1.1% 줄었다. 2018년 혹한기, 혹서기에 대비해 작년 냉난방 사용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기저효과까지 겹쳐 전기판매수익은 9000억원 감소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은 총배출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무상할당량이 줄고 배출권 가격이 올라 7000억원 상승했다. 지난해 무상할당량은 전년 대비 18% 줄었고 배출권은 톤당 5000원씩 올랐다.

봄철과 겨울철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지·제한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 이용량이 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전력 설비 투자비도 6000억원 증가했다. 한전은 신고리원전 4호기 준공 등 발전 부문에 2000억원을, 김제-부안 T/L 건설 등 선로 신설 및 증설에도 3000억원을 더 썼다. 안전진단 및 예방정비 활동에는 1000억원이 더 들어갔다.

한전은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2000억원을 더 사용했다. 퇴직금 관련 비용은 타 공공기관 소송에 따른 대법원 판례가 바뀌며 3000억원이 증가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비용과 원전해체 비용 단가도 상승해 관련 비용은 2000억원이 올랐다.

반면 연료비는 국제유가 하락과 원전 이용률 상승으로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력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원전 이용률도 계획예방정비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돼 전년 대비 4.7%포인트 올랐다.

한전은 올해 원전 이용률이 오르는 것이 한전의 경영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그룹사 간 협력강화와 경영 효율화 등 고강도 자구 대책을 통해 실적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한 합리적 제도 개선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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