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3.02 17:31

한국발 비행기 공항 착륙 거부 국가 늘어…운휴 노선 갈수록 증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보유지분 51.17%를 인수하고 LCC사업 운영효율 극대화에 나선다.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말레이시아는 1일 오전 제주항공의 입국을 금지했다.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유 및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이 제한되고 있어 해외를 여행하고 있는 우리 관광객이 귀국편 항공기표를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27일)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떠난 A씨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한국인 입금 금지 조치로 인해 예정된 현지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일정을 이틀이나 줄여 긴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 28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체류를 위해서는 14일의 자가 격리가 필요하다. 여행객 A씨도 말레이시아에서 체류를 하려면 자가 격리 14일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여행 기간이 4박 5일로 짧아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공항으로 이동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편을 1일 오전부터 입국을 금지시켰다. 한국에서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출발하지 못해 귀국편 항공기가 없어지게 되어 바로 돌아올 수 없었다. 결국 공항에서 대기하던 A 씨는 제주항공이 현지에 남아 있는 승무원과 관광객을 데려오기 위해 투입한 항공기를 통해 겨우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제주항공은 주 9회 운항하던 코타키나발루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 등이 있는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와 사라왁주는 한국인 전체 방문객을 대상으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그 외 지역은 한국 체류 14일 이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또 다른 노선인 인천~블라디보스토크(주 3회) 노선도 러시아 정부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제한하면서 운휴에 들어갔다.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태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적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과 부산 등 한국행 비행기를 연이어 큰 폭으로 줄이고 있거나 운휴하고 있다. 또한 각 국가에서는 한국발 비행기의 공항 착륙 거부도 늘어나고 있다.

터키도 1일 0시를 기해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1일 오후 2시 15분 인천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할 예정이던 KE955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날 오후 1시 25분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발 이스탄불행 OZ551편을 결항 조치했다. 이 조치로 터키에서 귀국하기 위해 공항에 대기하던 우리 국민 47명에 발이 묶이게 되어 한국행 비행기를 찾기 위해 어려움에 부닥쳤었다.

베트남 정부도 지난 29일 하노이 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기의 착륙을 불허했다. 이어 호찌민 공항에도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운항 예정이던 하노이 1편과 호찌민 1편, 다낭 1편도 운항이 취소됐다. 그 외에 대한항공 및 국내 LCC 등 베트남에 취항 중인 국내 항공사들도 베트남 정부의 한국인 입국 거부로 인해 항공편의 운휴에 들어간다.

이에 귀국 예정이던 승객들의 귀국길이 막혀 한동안 공항에 대기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베트남 현지에 발이 묶인 승객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페리운항(승무원만 태우고 운항하는 경우)을 실시해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의 입국 금지를 시행했던 필리핀도 3월 한국행 항공편을 축소하고 있다. 세부와 클락, 보라카이 등을 오가던 필리핀에어라인은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했고, 세부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도 한국행 일정을 줄이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여행객들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며 “여행 간 현지의 상황에 따라 급작스레 입국 금지 등의 조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의 주시해야하고, 가급적이면 일정을 포기하고 조기 귀국하는 것이 곤란함을 겪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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