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3.02 18:08

정의당 "꼼수에 꼼수로 맞서…통합당에 면죄부만 주게 될 것"
민생당 "비례 몇 석을 얻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것이냐"

2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2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직접 창당하지는 않지만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합류하는 방안에는 착수했다.

민주당은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가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보내온 뒤 2일 이를 토대로 비례대표 후보 파견 등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외부에서 온 제안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는 단계"라며 "머지않은 시점에 윤곽이 나와야 한다. 의원총회도 하고 최고위원회에서도 논의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비례대표를) 우리 당 이름으로 낼지 연합정당의 이름으로 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연합정당에 합류하는 것은 당연하고, 세부사항은 논의중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4일까지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위한 면접에 들어갔다. 오는 12∼13일께에는 당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일정에 따라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합류할 경우 이 후보들에 대한 처리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에 이미 제안서를 보낸 '정치개혁연합' 외에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가 이날 창당을 선언한 '시민을 위하여'(가칭) 등 비슷한 성격의 시민사회계 창당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과의 관계 설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마무리지어야 할 입장이다.

우상호 비례공관위 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소수정파의 독자적 진입이 어려우니 연합해TJ 정치권에 진입시키자는 취지와 미래통합당의 꼼수를 연대로 막아내자는 '민주대연합' 정신이 있어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심사하는 비례대표 후보를 그쪽 정당으로 넘겨달라는 것인지, 우리 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자체적으로 내고 선택되지 못한 분들을 거기로 보내자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좀 들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재성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단 한명의 비례대표 후보도 내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적잖은 이들이 이를 비례공관위 해체와 비례 무공천을 통한 민주·진보진영에 비례대표 몰아주기 하자는 뜻으로 해석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미래한국당의 창당에 대해 '꼼수정치'라고 비난해왔던 페이스에서 벗어나 자기모순적 행적을 보이는데는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대한 현실적 필요성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 1명에게 조사(자세한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해보니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5.3%, 미래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0.0%였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면 적잖은 선거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가져갈 수 있는 비례 의석은 7석 가량이지만 미래한국당은 25석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비례전문용 위성정당을 창당하지는 않더라도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정의당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정치개혁연합으로부터 비례용 선거연합정당을 만들어 선거 후 당선자들은 본래 소속된 정당으로 되돌려 보내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정의당은 이런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꼼수에 꼼수로 맞서는 대응 방식은 저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면죄부만 주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형구 민생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비례 몇 석을 얻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것이냐"며 "진보세력 연합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떠오르고 있는데 듣기 좋은 말장난일 뿐 꼼수는 그냥 꼼수"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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