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3.03 13:16

"북한에 코로나 19 환자 대단히 많다고 생각…북한 내 대사관들 모두 봉쇄"

(사진=전현건 기자)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후보로 출마하는 태영호(태구민)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하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3일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정책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그토록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었던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는 사회, 우리 강남이 그 상징적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기자회견 전 강남갑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서류를 마련하기까지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며 "북한당국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저는 태영호라는 이름을 태구민으로 개명하면서 학력 역시 수정해 주무 부처에 등록했고, 병적도 북한 출신이기에 기록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그러다 보니 실제 저의 학력을 증명할 수 있는 학력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 병적증명서를 어디서 발급받아야 할지, 북한 출신 후보는 어떻게 이를 증명해야할지, 난감한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북한 출신 최초의 지역구 후보자로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의 모든 것이 처음이고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겪고 계신 어려움을 생각하면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정부·지자체 공무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고,우리 모두가 일상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저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태 전 공사는 "강남갑 선거에 임하는 저의 각오와 생각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 노래를 통해 강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남은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며, 경제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남갑 공천이 발표되고 나서 많은 분이 '보수텃밭'이라고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뛰라'고 따가운 충고를 해주셨다"면서 "강남갑 지역구 후보자로 국민 앞에 서 있는 지금, 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던 당시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사명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 전 공사는 "무엇보다 저는 우리 강남 주민들이 누리셔야 할 헌법적 권리와 가치를 지키는데 모든 것을 걸 것"이라며 "남들이 말이나 글로만 듣고 본 사회주의경제를 저는 수십 년간 직접 겪었고, 사회주의 기획경제의 허구성과 국가주도경제의 실패를 눈으로 확인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저는 오늘부터 하루를 일 년처럼 쓰며 지역주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주시는 말씀 단 한 가지도 소홀히 하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나아가겠다"면서 "전직 북한 외교관 태영호에서 강남갑 주민 여러분의 신뢰받는 일꾼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그 날까지 쉼 없이 달리겠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북한 내부에서 상당히 이상 징후들이 많다"며 "북한이 포를 쏘고 하는 것은 대단히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북한의 좋지 않은 상황을 일부 개별적인 간부의 부정부패로 몰 수 있다"며 "또 미사일을 통해 북한 내부 기강을 추스르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코로나 19 확진자에 대해 "북한에 대단히 많다고 생각한다"며 "확진자가 없다면서 7000명 이상 격리됐다고 노동신문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내 대사관들이 모두 봉쇄된 것을 보면 북한 상황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은 현재 진상파악을 위한 국제기구의 현지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온 국경을 막았다고 했지만 믿지 않는다"며 "북한 경제의 주축인 장마당이 돌아가려면 밀수가 돼야 하는데, 장마당은 돌아가면서 국경을 이같이 봉쇄했다는 건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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