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3.04 10:23
3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IOC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7월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자 나온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IOC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선수들을 향해 “자신있게 올림픽을 계속 준비하라”고 말했다.

그는 IOC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IOC가 이달 중순부터 도쿄 대회 조직위원회, 도쿄도, 일본 정부, WHO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사실을 언급하며 “어떤 사태로 발전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IOC는 3∼4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도쿄올림픽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보고를 듣는다

이 같은 IOC 위원장의 발언은 일본 정부에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같은날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힘쓰겠다면서도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회가 2020년 중 개최되지 않은 경우에만 대회가 최소된다’는 개최 도시 계약을 언급하며 “이 해석에 따라서는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에 강력히 반발하던 일본 정부가 개최 연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하시모토 장관은 IOC가 올림픽 개최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은 아니었지만, 5월 말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IOC 위원의 발언이 있었다"라며 "그러므로 5월 말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본다"라고 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아직 올림픽 개최 여부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며 IOC와 사실상 입장을 같이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IOC와 (올림픽 개최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본 당국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을 좀 더 시켜봐야 한다. 나는 일본을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4일(현지시간) 야마구치(山口)현에서 4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 내 전체 확진자가 1000명이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감염된 사람이나 중국에서 여행자 등이 280명,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706명,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사람이 14명 등이다.

코로나19 감염자 1000명 도달은 중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5번째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일본 국내에서 감염된 사람이 6명, 크루즈선 승선자 6명 등 모두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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