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3.04 17:06

이재용 부회장의 '사회와 동행하고, 공헌해야 한다'라는 경영철학 뒷받침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사진제공=삼성전자)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그룹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300억원 기부와 연수원 제공, 의료진 파견 등 총력 지원에 나섰다.

우선 삼성은 지난 2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져 영덕에 있는 연수원을 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 영덕연수원은 경증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된다. 총 8만5000㎡ 규모로 300인실 숙소와 최대 220명이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식당 등을 구비하고 있다. 2017년 완공돼 삼성 임직원을 위한 명상교육 및 힐링센터로 활용돼왔다.

삼성 측은 "경증환자들이 생활치료센터에 머무르며 증상이 발전하더라도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를 받아 코로나19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은 4일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에 삼성의료원 의료진까지 파견했다.

의료지원 인력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됐으며,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를 위한 합동 지원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의료진은 현장에서 경증환자들의 자가 체온 측정 확인 등 모니터링 역할을 맡아 정부와 지역자치단체의 방역 활동을 지원한다.

파견 의료진은 재난 현장에서 의술로 봉사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선 지원자들이다.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2주 단위로 돌아가며 순환근무 형태로 의료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지역은 현재 확진자 격리 치료를 위한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상태다. 이번 의료진 파견은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가 정상 가동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앞서 삼성은 지난 26일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해 총 30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손소독제와 소독티슈 등 의료용품, 자가 격리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료진을 위한 면역력 강화 건강식품세트 등의 구호물품과 구호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긴급 지원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1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들은 이날 임시이사회 및 경영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관련 기부금 지급을 의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 일로 고통을 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삼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선 데에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사회와 동행하고, 공헌해야 한다'라는 경영철학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각종 대외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DS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북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북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구미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3일 경상북도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점검한 후 현장 직원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구미사업장 직원들의 코로나19 관련 애로를 듣고 임직원들을 북돋웠다.

이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일선 생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비록 초유의 위기이지만 여러분의 헌신이 있어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회사는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모두 힘을 내서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내 조만간 마스크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고 덧붙였다.

삼성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물품 대금 1조6000억원을 조기에 지급해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공급했다.

중국 정부의 지침이나 중국 내 물류·통관 현황 등 중국 관련 정보를 협력사들과 공유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협력회사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협력사에 지급하기로 했으며, 화훼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꽃 소비 늘리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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