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3.04 19:49

박재욱 대표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타다 드라이버에게 죄송"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전현건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타다금지법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렌터카 기반 11인승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는 타다금지법이 5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적으로 통과하면 1년 6개월 뒤 운행 할 수 없게 됐다. 통상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본회의에서 대다수 의결됨에 따라 타다금지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타다금지법이 담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보냈다. 

타다금지법은 타다의 운행 근거로 활용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여객운수법 34조 2항 단서)'를 '대여시간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나 반납장소를 공항이나 항만'으로 엄격히 제한해 통과되면서 붙여진 프레임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토교통위원회가 타다금지법을 처리할 때 '반납장소가 공항·항만인 경우 이용자가 탑승권을 소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면서 타다를 금지하는 법안임이 명확해졌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법안을 주도한 국토교통부의 수정안이다. 국토부 수정안은 '플랫폼사업자가 차량과 운전자를 직접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49조 2항)을 빼고 '대여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경우(렌터카)'를 명시했다. 법원에서 1심이지만 타다가 '합법' 판결을 받은 것을 감안, 렌터카 방식의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다만 타다는 '기여금'을 내고 '플랫폼운송면허'를 받아 '택시총량제'를 따라야 한다. 

이 수정안은 국토부가 여객운수법의 또 다른 핵심인 '7·17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할 때 준비했던 초안에 가깝다. 당시 택시 4단체가 반발해 '렌터카'가 빠졌지만 이번에는 택시 4단체도 찬성했다. 

하지만 현행 타다 베이직 운행을 불법화하는 34조 2항은 그대로 통과됐다. 타다가 달리기 위해서는 차량과 운행 방식 등 서비스를 변경하거나 타다 1500대에 대한 기여금을 내야한다. 

만약 기여금이 대당 8000만원 수준이라면 산술적으로 타다가 1500대를 운행하기 위해 내야하는 기여금은 1200억 원(일시금 기준)이다. 타다의 지난 10월까지 매출액은 268억 원 수준이다.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 이날 법사위 법안 통과 직후 공식입장을 내고 "타다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겠다"며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타다는 합법 서비스로 지난 1년 5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72만 국민의 더 안전한 이동, 1만2000명 운전자(드라이버)들의 더 나은 일자리, 택시 기사와의 더 나은 수익을 위해, 함께 행복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서비스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많이 노력해봤지만 타다금지법 통과를 강하게 주장하는 의원들과 국토부를 설득시키지 못했다"며 "타다 드라이버들에게 죄송하다. 일자리를 꼭 지켜드리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날 타다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담하다"면서 "혁신을 금지한 정부와 국회는 죽었다"며 "이용자, 드라이버, 스타트업 동료, 누구보다 엄혹한 시기에 갑자기 생계를 위협받게 된 드라이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국회 법사위가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겠다고 결정했고, 내일 본회의에서 '타다금지법'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혁신성장을 이야기하면서 사법부의 판단에도 불복해서 이 어려운 경제위기에 1만여 명의 드라이버들과 스타트업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입법에 앞장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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