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3.07 09:55

씨티은행·JP모건 "3월중 긴급 인하 가능성" vs 국내 전문가 "매파적 입장 유지, 예정대로 4월"

(자료출처=한국은행·픽사베이)
(자료출처=한국은행·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조만간 사상 최저인 연 1.00%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9일 열릴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1.00%로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한 가운데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면서 3월중 긴급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리스크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예정에 없던 긴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연준 기준금리는 연 1.00~1.25%로 낮아져 상단에서 한은 기준금리 1.25%와 같아졌다. 한미간 상단 금리가 동일해진 것은 201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 21일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1.50~1.75%로 결정하면서 한은 기준금리(당시 1.50%)를 상단에서 역전했다. 이 같은 한미간 금리 역전은 10년 6개월 만이었다.

연준이 평소보다 2배 확대된 0.50%포인트를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고 오는 18일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만큼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0.50%포인트 인하로 한은 입장에서도 한 차례 인하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다”며 “G7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간 공조 확인과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의 4월 인하는 기정사실화됐다”고 언급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은 통화정책 여력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한은이 4월 기준금리를 1.00%로 0.25% 인하한 뒤 빠르면 5월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3월 중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한은이 완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긴급 회의를 열어 이달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3분기 중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은행은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경 발표에 상응해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확진자수 지속 증가, 글로벌 경제 스트레스 심화, 3월 FOMC 추가 0.25%포인트 인하 시 긴급 인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아직 국내에서는 3월중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는 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여전히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연준 금리 인하 직후 “향후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으나 직전 금리 동결 시 언급했던 발언과 큰 차이는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영향을 점검했지만 결과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은 코로나19 파급 영향에 대해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통화정책만으로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는 글로벌 통화 완화 정책이나 정부의 경기회복 정책 효과를 확인해가면서 필요 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는 강화됐지만 아직은 연준과 같이 임시회의를 통해 4월 금통위 이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4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긴급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한은이 지난 2월 금통위를 통해 다소 매파적인 성향을 보였던 만큼 추경과 재정 정책 시행 등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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