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3.09 06:05

3월 중 2020년형 신형 모델 출시…"AI·디자인 강화"

(사진제공=픽사베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월 중 2020년형 8K TV를 공식 출시하며 8K TV시장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월 중 2020년형 8K TV를 공식 출시하며 8K TV시장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8K는 해상도 7680×4320을 말하며, 가로 화소 수가 8000에 가깝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명도가 FHD TV보다 16배, 4K UHD TV보다는 4배 선명하다.

특히 올해는 8K TV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8K·4K 고화질 영상, VR콘텐츠, 고사양 게임 등 대용량 데이터를 TV나 모바일 기기에서 처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8K TV 품질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펼치면서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경쟁사 제품을 비교 전시한뒤 대놓고 공격한 것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화질선명도까지 두고 싸웠다.

아직 8K TV시장 규모가 작지만 최상위 브랜드라는 측면에서 먼저 우위에 서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TV 수요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8K라는 새로운 신병기가 부상한 만큼 관련 기술과 제품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올해 고객들에게 사상 최대의 혜택을 제공하며 마케팅 총력전을 벌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될 수 있어 TV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인피니티 스크린' 적용…LG, '벽밀착 디자인' 시청 몰입감↑

8K TV 시장 선점을 놓고 서로를 향한 '디스 공방전'까지 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재격돌한다. 지난해 9월 LG전자는 삼성 제품의 화질선명도를, 삼성전자는 LG 제품의 번인(burn-in·화면번짐) 현상을 비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경 2020년형 QLED 8K 2개 모델(85·75형)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 QLED 8K TV는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하면서 화면의 99%를 디스플레이로 채운 '인피니티 스크린'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신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화질과 사운드, 스마트 기능까지 전작보다 성능이 진화했다. 'AI 퀀텀 프로세서'는 딥러닝 방식을 적용했으며 어떤 영상을 입력해도 최적의 업스케일링 알고리즘을 통해 8K 수준의 고화질로 변환해준다.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 소리를 최적화하는 '무빙 사운드 플러스', 외부 소음 발생 시 영상 속 화자의 목소리를 강조해 들려주는 '액티브 보이스', TV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로 풍성한 서라운드 시스템을 구현해주는 'Q-심포니' 등을 통해 혁신적인 사운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QLED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QLED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리얼 8K' T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LG 시그니처 OLED 8K 라인업은 기존 88형에 77형을 추가하고, LG 나노셀 8K는 기존 75형에 65형까지 늘린다. 신제품은 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가 적용돼 화질과 사운드를 최적화했다. 

특히 TV 디자인을 한 단계 진화시킨 '벽밀착 디자인'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 디자인은 화면, 구동부, 스피커 등을 포함한 TV 전체를 벽에 완전히 밀착한 방식이다. 기존 벽걸이 TV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움을 제공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전자는 벽밀착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TV 내부와 후면 디자인 설계를 새롭게 했다. 벽에 부착하는 부품인 브라켓을 본체에 내장해 벽걸이 부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이 디자인은 TV 전체를 벽에 완전히 붙일 수 있어 시청 몰입감과 공간 활용도가 높다. 기존에는 TV를 벽걸이로 설치하게 되면 벽과 TV 사이에 브라켓 두께만큼의 공간이 생기곤 했다.

LG전자는 2020년형 LG OLED TV 및 8K 슈퍼울트라 HD TV 등에 벽밀착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LG전자 모델들이 더욱 강력해진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한 88형·7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더욱 강력해진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한 88형·7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삼성, 8K TV 구매하면 4K TV 하나 더 증정…"역대 최대 규모 혜택"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TV시장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 및 8K TV 라인업 확장을 통한 판매량·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020년형 QLED TV의 가격을 전년도의 신제품 가격 대비 약 30~40% 인하된 수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할인된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2020년형 QLED 8K TV의 경우에는 공식 출시에 앞서 3일부터 16일까지 사전 판매 행사를 실시한다. 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K TV를 구매하면 200만원대 4K TV를 하나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구매 고객에게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리프' 55형 모델을 무상으로 증정한다. 아울러 5년 무상 보증, 10년 번인 보증, 프리미엄 설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Q 케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전자 제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 등 유통별로 50만원에서 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사운드바 등 다양한 음향 기기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사운드 쿠폰팩'도 증정한다.

LG전자도 이달 중으로 2020년형 OLED 8K TV 신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3일부터 31일까지 '2020 LG TV 신제품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이 행사에서는 시그니처 OLED 8K 구매 시 200만원 캐시백, OLED TV 구매 시 최대 100만원 캐시백, 2019~2020년형 OLED TV 구매 시 왓챠플레이 6개월 이용권 증정 등을 제공한다.

LG전자의 2020년형 OLED 8K TV 신제품과 관련한 프로모션 혜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년보다는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TV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판매량이 정체된 가운데 고급화·대형화 등 프리미엄 TV 선호도가 높아지자 양사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화질 제품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 촉발점 될 도쿄올림픽, 연기 되면 '큰 일'

올해 1월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동월 대비 14.6% 감소한 1707만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의 TV 수요가 급감해 중국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폭의 출하 증가를 보였다.

IHS마킷의 'TV시장 내 코로나19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당초 전망치 4942만5200대보다 4% 떨어진 4725만700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2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TV업계가 사정권 안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TV업체들에 중요한 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으로 TV 수요 증가와 8K 콘텐츠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TV업계는 오는 7월 개막할 일본 도쿄올림픽을 8K TV 영업의 대목으로 기대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8K OLED TV를 일본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LG 시그니처 OLED 8K'를 요도바시카메라, 빅쿠카메라 등 현지 유통이 운영하는 주요 매장에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외산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이지만 도쿄올림픽을 맞아 8K 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사가 선제적인 전략에 나선 것이다.

일본 도쿄 아키바에 위치한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서 고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선명한 8K 해상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일본 도쿄 아키바에 위치한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서 고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선명한 8K 해상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그러나 8K TV를 본격적으로 홍보할 기회로 꼽히는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기되거나 심지어 무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스포츠 특수를 노리는 국내 제조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에 대한 일본의 입국제한 강화 조치도 겹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자체적으로 해외 출장을 제한한 가운데 이번 조치가 나왔기에 당장 피해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현지 바이어 미팅과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지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V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모든 업종에서 코로나19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며 "올림픽 개최 연기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 노선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TV 판매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은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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