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3.09 10:04

이해찬 "현실적 판단을 해야 …미래통합당에 1당 빼앗겨서는 안 돼"
이낙연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수 있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낙연(왼쪽)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는 동안 이해찬 대표가 다소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낙연(왼쪽)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는 동안 이해찬 대표가 다소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에 대한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당 회의에서 "미래통합당에 1당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 진영 비례대표 연합정당에 참여할지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은 이날 당 전국위원회를 열어 연합 정당 불참을 결정했고, 김정화 민생당 대표는 "참여 여부를 거론조차 하지 말아달라"고 참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명분이야 어쨌건간에 사실상 민주당 단독의 비례대표용 정당 참여 수순으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향후 민주당은 9일과 11일 사이의 당 최고위원회에서 구체적인 투표 방식을 논의할 방침이다. 투표는 모바일(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될 예정으로, 12∼13일 사이 이뤄질 것이라는 구체적 방안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함세웅 신부, 배우 문성근씨 등이 주도해 만든 '정치개혁연합'에서 제안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참여방식과 그 이후의 행보는 정치개혁연합 측의 말을 빌리면 '정치 개혁 완수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의 비례대표를 모아 정치개혁연합 이름 아래 선거를 치르고, 선거 뒤 당선자들을 본래 소속 정당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즉, 민주당은 자체 비례대표 후보는 내지 않고 후보들을 정치개혁연합에 파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 경우 민주당이 직접 후보를 냈을 때보다 범여권 비례대표 당선자 수가 늘어난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선 7명 가량의 후보를 연합 정당의 18~23번 후보로 배정하고, 앞순위에는 시민단체와 다른 범여 군소 정당의 후보를 배정해, 범여권이 전체적으로 22명 이상을 당선시키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이제 우리가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한발짝 더 나아가 "(우리에 대한)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투톱인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사실상 모두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한 것으로 읽혀진다.

민주당내에서 설훈·김해영 최고위원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당내의 전반적 흐름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쪽에 힘이 실린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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