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3.10 15:51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美, 러시아와 무기수출 격차 더 벌려…고객 수에서 두 배 앞서"

(사진출처=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 캡처)
(사진출처=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한국이 최근 5년 사이에 글로벌 무기 수출시장에서 10대 수출국으로 선정되며 점유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2019년 국제무기이전 추세(TRENDS IN INTERNATIONAL ARMS TRANSFERS, 2019)에 따르면 한국은 2010∼2014년 점유율이 0.9%였으나 2015∼2019년 그 수치를 2.1%까지 끌어올려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한국의 무기수출량은 143% 증가해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무기를 구매한 국가는 2010∼2014년 7개국에서 2015~2019년 17개국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2005~2014년 수출 절반이 터키에 집중된 것과 달리 최근 5년 동안은 영국(17.0%)이 최대 수입국으로 등극한 것을 비롯, 이라크(14.0%) 인도네시아(13.0%) 등으로 다양한 나라가 고객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더해 한국은 무기수입량에서도 3.4%(7위)를 기록해 무기 수출만큼 수입도 많은 국가로 주목을 받았다.

(사진출처=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 캡처)
(사진출처=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 캡처)

미국은 최근 5년간 세계 전체 무기수출량의 36%를 차지해 러시아(21%)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이 같은 무기시장 장악력은 5년 전 같은 기간인 2010∼2014년 31%보다 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러시아의 점유율은 2010∼2014년 27%에서 6% 포인트 떨어져 미국과의 격차가 5년 전 4%포인트에서 현재 1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이 분쟁이 많은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무기판매를 대폭 늘린 게 한몫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평가다.

미국은 이 기간에 세계 96개국에 무기를 팔아 고객 수에서 러시아(47개국)를 두 배 앞섰다.

미국의 무기수출량 역시 2010∼2014년보다 23% 증가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중동국가를 상대로 수출 증가율이 79%에 달했다.

반면 러시아의 2015∼2019년 무기수출량은 2010∼2014년보다 18% 줄었다.

이 기간 이집트, 이라크 등에 대한 수출은 30% 늘었으나 주요 고객으로 꼽히는 인도에 대한 수출이 47% 감소했다.

미국과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은 2015∼2019년 글로벌 무기수출 점유율에서 5.5%를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중국은 2010∼2014년 무기수출량이 2005∼2009년보다 133% 늘었으나 최근 5년 동안의 증가율은 6.3%를 머물렀다.

중국이 무기를 파는 국가들은 2010∼2014년 40개국에서 2015∼2019년 53개국으로 늘었다. 수출은 동남아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알제리에 집중됐다.

무기 수출량 순위에 프랑스(7.9%)와 독일(5.8%)이 각각 3,4위를 차지했고, 영국(3.7%) 스페인(3.1%) 이스라엘(3.0%) 이탈리아(2.1%) 등이 6~9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무기수출량은 2010∼2014년보다 5.5%, 2005∼2009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2015∼2019년 무기수입량의 12%를 차지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인도, 이집트, 호주, 중국, 알제리, 한국,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카타르가 차례로 10위권을 형성했다.

SPIRI의 수석 연구원인 피터르 베제만(Pieter D. Wezeman)은 "무기 이전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는데 수입국들에서 수요가 높은 데다가 소폭 증가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분쟁이 심각한 데다가 긴장이 고조돼 전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는 중동에 중화기가 많이 수출된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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