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3.11 12:05

강남세브란스병원 박효진·윤영훈 교수팀, S자형 식도 형태 바로 잡고 흉터도 남기지 않아

식도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아칼라지아의 전형적인 모습.(사진=강남세브란스)
식도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굴곡된 아칼라지아의 전형적인 모습.(사진=강남세브란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S’자 형태의 ‘식도 아칼라지아’환자를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윤영훈 교수팀은 그동안 식도 아칼라지아로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을 받은 환자 중 식도의 확장과 굴곡이 심했던 13명의 치료결과를 분석해 최근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식도 아칼라지아는 식도와 위의 경계인 하부식도 조임근이 불완전하게 이완되면서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식도 운동성질환이다. 이렇게 되면 식도 내강이 확장되고, 굴곡이 심해져 식도가 S자 형태로 변한다.

이런 환자에겐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 또는 내시경 풍선확장술을 먼저 시도한다. 하지만 S자형태의 굴곡도가 심하면 치료반응이 좋지 않아 수술(근절개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수술은 복강경으로 피부를 뚫거나,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박효진 교수
윤형훈 교수

연구팀은 S자형 식도 아칼라지아 환자 13명에게 수술 대신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을 시행했다. 내시경은 시술 도구가 입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을뿐더러 흉터도 남기지 않는다.

관찰 대상 환자들은 내시경 시술 이후 삼킴곤란 등의 증상이 개선됐고, 합병증 발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1명은 식도의 형태도 개선됐다.

박효진 교수는 “경구 내시경을 통한 근절개술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환자의 시술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윤영훈 교수는 아칼라지아 환자에 대한 주의사항도 덧붙였다. 윤 교수는 “식도 아칼라지아는 식도암의 전암 병변(암으로 변하기 쉬운 질병)으로 정상인보다 발암 위험성이 7배 정도 높다”며 “삼킴이 불편한 사람은 꼭 내시경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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