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3.12 13:17

심사 일부 생략하거나 인력 지원 필요…"전담 창구 운영" 발표보다 미흡

경기신용보증재단 고양지점 (사진=박지훈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경기신용보증재단 고양지점.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관련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대출(신보 보증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지금부터 2개월 뒤인 5월 중에나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류 심사, 현장 실사 등 보증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해당 업무를 지원할 추가 인력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서는 현재 대구처럼 일부 작업은 생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스웍스가 11일 경기신용보증재단 고양지점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이날 보증서 발급을 신청하면 5월 중에나 대출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 관계자는 “오늘 보증서 발급을 신청하면 가능 대상 여부는 3일 뒤에 알 수 있고 보증 심사 등을 거치면 2달 뒤에나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며 “인력은 적고 신청자는 많아 대출 집행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도 보증서 발급을 신속히 하기 위해 ‘사이버보증’ 이용을 권하고 있다. 사이버보증은 사업자등록증 상 사업장주소가 있는 지신보 홈페이지에 접속해 실행할 수 있다.

신보중앙회 관계자는 “사이버보증은 방문상담보다 신속하게 보증지원이 가능하고 신보 직원과의 접촉을 줄여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만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 초 보증서 발급 신청을 위해 지신보 지점에 찾은 대기인원은 수십 명에 달했으나 11일 방문 당시 5명이었다. 감염으로 인한 지점 업무 중단 예방, 신속한 보증서 발급을 위해 사이버보증을 유도한 결과 대면 신청인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보증서 발급부터 대출 취급까지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대구신보재단처럼 일부 대출건에 대해서는 현장 실사 등을 생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대구신보재단은 코로나19 피해 사업체에 대한 현장 실사를 사업주 면담 등 간소한 방법으로 대체하고 있다. 지역 사정을 뻔히 아는데 사업장까지 찾아가는 일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이다.

한 지신보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가 대구·경북에 집중되고 있고 있지만 서울·수도권 등 전국 피해도 크다”며 “모든 대출 건에 대해서는 어렵겠지만 일부는 실사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신보의 임시 인력 충원도 긴요하다. 실제로 지신보는 영업 정보가 확실한 사업체에 대해서는 현장 실사 등을 생략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업무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역신보의 심사 업무를 시중은행이 대신해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지금도 신보 보증 대출 관련해 고객 신청 서류 접수, 작성 안내, 현장실사 등을 돕고 있지만 본업과 병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정책금융기관 퇴직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신한은행은 최근 코로나19 대출 관련 실질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는 모범 사례로 뽑힌 바 있다. 고객 신용등급을 3단계 높여 금리·한도를 결정하고 만기가 4개월 내로 닥치는 대출 건의 만기를 심사 없이 6개월 일괄 연장했다. 또 지점장 전결 아래 심사기간 단축 등도 실시했다.

이와 달리 일부 은행은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은 홍보를 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전담 창구를 마련했다고 홍보했지만 고객들이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한 개인사업자는 “소호(SOHO)대출자라서 평소처럼 개인·개인사업자 창구 대기표를 뽑고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막상 차례가 되니 직원이 ‘기업대출 쪽에서 상담하면 된다’고 했다”며 “사전에 안내 받았다면 바로 기업대출 창구로 갔을 텐데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다수 은행들의 코로나19 전담 창구는 실제로 관련 여신만 전담하지 않았다. 이전부터 운영해온 창구와 다를 바 없었다. 금융당국에 "우리는 잘 하고 있다"라는 식의 홍보일 뿐이었다.

코로나19 대출의 주요 수요자는 음식업과 도·소매업종으로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이다. 뉴스웍스가 직접 방문한 고양시 소재 10개 은행 영업점 중 기업대출 창구로 안내한 곳은 신한은행 일산중앙금융센터뿐이었다.

(사진=박지훈 기자)
신한은행 일산중앙금융센터의 코로나19 대출 안내 입간판. (사진=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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