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3.12 13:35
문화·여가·외식서 국내 소비 상당폭 둔화…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서비스 수출 줄 것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외국인 관광객 수(서비스수출)와 내국인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3월)를 통해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타 국가에도 확산되면서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실물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 교역·관광교류국인 데다 글로벌 분업구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여타 국가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영향이 과거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19는 실물경제에 내수, 서비스교역, 재화교역, 제조업 생산 차질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며 “우선 가계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문화, 여가, 외식 등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소비가 상당 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기업 투자심리가 약화돼 설비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서비스 수출이 줄어들고 내국인의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입과 민간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중국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재화 수출이 감소하고 글로벌 교역 부진으로 여타 국가로의 재화 수출도 영향 받을 수 있다”며 “중국내 생산기반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경우 이는 글로벌 밸류 체인(GVC)의 교란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조업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파급경로를 통해 올해 국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국내 경기는 크게 위축됐다가 감염병 확산이 진정되면 성장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외국인 관광객 수(서비스수출)와 내국인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이 서비스 수출에 상당히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 국내소비도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관광, 여가, 음식·숙박, 의료등의 서비스부문 소비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재화 소비도 오프라인 소매 판매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메르스 등 과거사례를 보면 확산 당시에는 재화소비가 상당 폭 둔화됐으나 확산이 진정되면 큰 폭으로 반등하는 패턴을 나타낸 만큼 상황이 진정되면 재화소비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비해 온라인 쇼핑 등 무점포 소매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은 오프라인 소매판매부진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화 수출은 화공품, 석유제품 등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면 중국내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과 투자 모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