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3.13 11:17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BC News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오는 7월 개막할 예정인 도쿄 하계 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저 나의 훌륭한 친구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행운을 빈다"면서 "그들은 완벽한 일을 해냈으며 (개최) 장소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이 어쩌면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며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지난 3일만 해도 일본의 도쿄 올림픽 개최나 미국 선수의 참가 문제 등에 관한 질문에 아베 총리를 '친구'라고 칭하며 "그 문제는 아베 총리에게 남겨두려고 한다"고 답을 유보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2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2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년 연기안은 '2020년 안에 개최한다'는 계약에 저촉될 수 있다"면서도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미국과)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연기 우려, 뉴욕증시 대폭락의 영향으로 이날 일본 증시는 주저앉았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1300포인트 이상 폭락해 1만 7100엔대를 기록, 1만 8000선이 붕괴됐다. 닛케이지수가 1만 8000선을 밑돈 것은 2016년 11월 18일 이후 약 3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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