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3.13 23:35

7년뒤 창릉지구 입주 시작되면 집값 하락 불가피…"후곡마을과 킨텍스 주변 관심 가질만해"

고양 창릉지구 조감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고양 창릉지구 조감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 사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인근 일산 부동산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 창릉지구(812만7000㎡)는 서울에서 1㎞ 이내에 일산 신도시(1573만㎡)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조성돼 일산 집값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수도권30만호공급계획' 중 고양 창릉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고시했다.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고시한다는 것은 '공공주택법'상 사업구역, 사업시행자 등이 확정됐다는 뜻으로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일산 부동산업계 '울상'…"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도 오래 못갈 것"

일산 지역 주민들은 고양 창릉지구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등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일산과 서울을 오가는 중간에 신도시가 건설돼 신축 아파트가 조성되면, 일산 구축 아파트 수요가 신도시로 유입돼 일산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창릉지구는 육군 30사단 이전 부지와 훼손돼 보존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활용해 조성되는 자족도시로 주택 총 3만8000호가 들어선다. 기존 30사단은 약 100만㎡ 규모의 '도시 숲'으로 꾸며져 시민의 휴식처로 제공된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과 가까운 곳에 새 집이 대거 들어오는 데다 자족도시로 조성되니 실수요자들에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된다면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5월 7일 3기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일산 집값 하락폭은 크게 확대됐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발표 일주일 뒤인 5월 둘째 주 일산 동·서구 아파트값은 각각 0.10%, 0.19% 떨어졌다.

이후 일산 부동산시장은 계속 해서 떨어지다가 '오름세'로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고양시(일산동(0.03%)·일산서구(0.02%)) 아파트값은 11월 둘째 주 +0.02%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2월 다섯째 주 이후 45주 만에 상승 전환된 것이다.

하지만 A 관계자는 "이 흐름이 생각보다 오래가진 않을 것 같다"며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12·16 대책 등 정부의 각종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확산이 더해져 지금은 매수·매도 모두 주춤해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창릉지구 본격 입주 시작되면 악영향 불가피

일산 일대 공인중개사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창릉지구가 일산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이 당장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창릉지구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시 미치게 될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창릉지구 영향은 작년부터 받을 만큼 다 받고 집값도 많이 떨어졌다"면서 "지금 당장 폭락이라던가 큰 변화가 있진 않겠지만 입주가 시작되면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집값 하락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일산은 창릉지구 영향을 이미 다 받았다"면서도 "입주 물량이 나오는 시기에는 영향을 더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창릉지구 입주가 이번 정부 안에는 못 이뤄질 것이다. 다음 정부가 끝날 즈음에 입주가 시작된다고 가정해 봐도 7년 정도가 남았는데, 지금 일산 아파트들은 지어진지 30년이 다 되 간다. 그쯤 되면 40년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교통망이 개발되는 지역 외에 일산은 집값이 올라갈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라면 '학원가'…투자 목적이라면 '킨텍스' 주변으로"

이들은 일산 중에서도 교통호재를 갖고 있는 곳과 학군이 우수한 지역의 집값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 자녀를 키우며 실거주할 수요자들에겐 일산동 후곡마을과 투자 목적으로 접근할 투자자들에겐 킨텍스 주변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수요 목적으로 거주한다면 일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며 "특히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일산동 후곡마을의 경우 학군이 우수해 자녀를 둔 수요자들에게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C 관계자는 또한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려면 킨텍스 주변이 적합하다"며 "킨텍스 인근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가 5억원대였는데 현재 6억5000만원 정도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GTX-A 노선도 들어올 예정이라서 교통호재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일산 중에서도 교통망 개발이 계획돼 있는 킨텍스 부근 집값은 오를 것"이라면서도 "다만 철도 완공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보단 향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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