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사회㊤] 출퇴근·회의 안해 좋지만 업무 집중 힘들어
[비대면사회㊤] 출퇴근·회의 안해 좋지만 업무 집중 힘들어
  • 장대청 기자
  • 승인 2020.03.1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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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재택근무 '명과 암'…중소기업 위한 협업 솔루션 '속속'
(사진=픽사베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수단으로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그간 집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던 대다수 근로자들은 수주째 이어지는 새로운 근무 환경 속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판교의 대형 IT 회사에서 일하는 박 씨는 "씻는 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좋다"며 "누가 보거나 말 시킬 일도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회의나 대화가 없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장점으로 꼽았다.

추상적이고 애매한 업무지시가 사라졌다는 점에 호감을 갖는 직장인들도 많다. 업무 관련 의견 제시와 답변을 글로 한다는 점 때문이다. 각종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의사결정 과정의 명확성과 투명성도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더구나 회의실 부족으로 한참 대기하거나 어쩔수 없이 시끄러운 외부 카페로 갈 일도 없어졌다. 특히 화상회의를 진행하면서 도구 사용 경험이 쌓이는 것이 매력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물론 부작용도 적지않다. 박 씨는 "늘 불안감에 싸여 있다. 메신저에 답을 빨리 안 하면 논다고 의심받을까봐 빨리 답장하는데 주력한다"며 "사무실에서 쓰던 모니터 없이 노트북으로만 일하다 보니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할 때 익숙지 않고 힘들다"고 얘기했다.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다. 좁은 자취방에서 사는 박 씨는 책상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자꾸만 눕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한다. 평소에는 그럭저럭 쓸만하다 싶었던 의자도 오래 앉아 있으니 불편하다. 허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처럼 집이라는 공간에서 업무와 휴식을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은 재택근무의 가장 대표적인 단점으로 손꼽힌다. 특히 미뤄진 개학 탓에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는 직장인들은 육아 부담 속에 본연의 회사 업무에 100% 집중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동료들의 근무 시간도 명확하지 않아 연락할 때 망설이기도 한다. 화상회의와 협업 툴만으로는 온전히 해결할 수 없는 각종 문제들이 존재한다.

박 씨는 대기업을 다니는만큼 시설로 인한 불편은 느끼지 않고 있다. 재택근무 초반 회사 가상사설망(VPN)에 접속이 몰려 잠시 연결이 지원된 것 빼고는 협업 툴 사용법도 잘 배포돼 이용에 문제가 없다.

◆중소기업 재택근무는 대기업 절반…협업 툴 지원 '속속'

현재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한 것은 자발적인 결정이라기 보다는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한 강제적 선택의 결과였다. 대표적으로 금융권 종사자나 생산현장 근로자들은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를 할 수 없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김 씨는 "재택 근무자들이 부럽다. 손님들이랑 대화하면서 서로 답답해 마스크를 잠시 내리곤 한다. 사실 이럴 때 내심 불안하다. 현금을 만지는 것도 다소 찝찝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대면 근무가 필수인 내 업무 특성상 어쩔 수가 없다. 재택근무는 어려운 얘기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단체 감염이 벌어진 구로구 콜센터가 김 씨의 지점에서 멀지 않아 불안감은 더 커진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바빠진 곳은 VPN 보안솔루션 서비스 업계이다.

VPN 보안 전문기업 펄스시큐어는 자사의 보안 솔루션 'PCS 소프트웨어'를 오는 5월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엘엑스는 지난 9일 보안 강화 솔루션 '오피스커넥터'를 출시했다. 넥스지는 보안 솔루션 '넥스지 시큐어클라이언트'에 관한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 2일 비상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넥스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전환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재택근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차이가 난다. 화상회의와 자료 전달 등을 돕는 협업 툴을 갖추고 있으면 재택근무를 실시하기가 편리하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중소기업들은 장비를 갖추지 못해 재택근무에 들어가지 못하기도 한다.

지난 12일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48.7%가 재택근무를 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24.3%만이 실시 중이다. 도입을 안 하는 이유 중 '재택근무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음'은 14.7%를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툴 '팀즈'를 사용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툴 '팀즈'를 사용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협업 툴 업계는 이처럼 환경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소기업의 원격근무를 돕는 비상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MS는 자사의 협업 솔루션 '팀즈'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유선 및 온라인 실시간 솔루션 문의에도 응답 중이다. 팀즈 사용법을 포함한 교육 동영상을 배포하고 웨비나 등도 열 예정이다.

이스트소프트도 지난 3일 유료로 판매하던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팀업' 프리미어를 6개월 동안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팀업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 3일 기준 33.3% 올랐다. 팀업은 업무용 메신저, 그룹 피드, 쪽지, 클라우드 저장 등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도 협업 툴 '라인웍스 라이트' 버전을 6월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웍스모바일에 따르면 2월의 메시지 트래픽은 1월보다 5배 이상 올랐다. 영상 통화량과 영상화면 공유 사용량도 1.5배 늘었다.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무상 지원한다. 알서포트도 다음 달까지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리팅'과 원격제어 시스템 '리모트뷰'를 무료로 제공한다.

ICT 기업들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할 기회"

이런 지원 뒤에는 이를 바탕으로 재택근무·원격근무를 보편화하겠다는 업계 의지가 담겨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택근무가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준다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ICT 기업은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이 많아 비대면 근무의 장점을 살리기 좋다. 국내 ICT 기업들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미비한 점을 보완해 관련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카카오의 여민수·조수용 공동 대표는 지난달 28일 사내 연락망을 통해 "이번 기회에 카카오의 업무 툴 아지트와 카카오톡을 활용해 업무 공유·소통 문화를 안착시키면서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정호 SKT 사장도 지난달 28일 전사 임원 회의에서 "이번 재택근무 시행이 그간 개발해온 스마트 오피스를 비롯해 업무 인프라로 갖춰온 T전화 그룹통화, 팀즈 등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단순히 설비와 업무 특성만 재택근무 보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지도부가 재택근무를 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를 장려해야 한다"며 "업무 성과 중심의 규칙을 세우고 이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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