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3.15 10:20

지난 2월 온라인 매출 27% 증가…백화점 매장에서 실시간 온라인 방송 통해 마케팅

코로나19 확산으로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 (사진=SBS 캡처)
코로나19 확산으로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 (사진=SBS 캡처)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예상보다 장기화된 코로나19는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됐고, 외출 및 집단 활동도 최소화 한 지 오래다. 각종 스포츠 리그는 일정을 잠시 멈췄다.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회사도 크게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언택트 소비'의 대두다. 언택트는 접촉을 회피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언택트 소비는 고객이 소비 시 비(非)접촉을 선호하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늘고, 점원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언택트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2월 기준 백화점·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6%, 19.6% 줄었다. 반면 배달음식 등 접촉을 최소화한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4% 증가했다.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배달음식 주문 선결제가 늘었다. 근거리 물류 플랫폼 '바로고'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배달 주문 고객 결제 방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결제 주문 비중은 1월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현장결제는 감소했다. 1월 4일부터 10일까지 43%였던 현장결제 비중은 3월 같은 기간 37%로 줄었다. 바로고 측은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배달 주문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카드 온라인 사용액도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결과 지난 2월 1일부터 23일까지 국내 8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총 28조 2146억원이다. 1월 같은 기간 승인액 30조 6226억보다 7.9% 줄었다.

이 중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를 구분해보면, 온라인 소비는 0.5% 증가했고 오프라인 소비는 10.1%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언택트 소비만 소폭이나마 늘었다. 

CU와 요기요가 기획한 '러브 딜리버리 박스' (사진제공=CU)
CU와 요기요가 기획한 '러브 딜리버리 박스' (사진제공=CU)

◆'코로나19로 바뀐 소비'…언택트 마케팅 총력

시장도 늘어난 언택트 소비 수요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 '롯데프리미엄몰'에서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매일 정오와 오후 3시, 백화점 매장에서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진행해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커머스 채널이다. 진행은 쇼호스트, 인플루언서 등이 맡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은 꺼리지만 쇼핑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며 "지난달 25일 방송에는 평소 대비 9배의 고객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준비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설명했다. 

CU편의점은 '언택트 화이트데이'를 계획했다.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러브 딜리버리 박스'를 판매한다. 박스 안에는 가나 초코바. 새콤달콤, 키커바 등 크라운제과의 인기 상품을 선별해 담았다. 15일까지 요기요에 입점한 CU에서 주문할 수 있으며, 주문 금액 1만원 이상이면 배송비는 무료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선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 착안해 마련한 이벤트"라고 했다. 

카드사들도 언택트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현대카드는 15일까지 'M포인트위크 03'을 진행했다. 요일별로 지정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M포인트 결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롯데카드는 온라인 쇼핑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치어업 이벤트'를 지난 12일부터 시작했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언택트 소비와 전자상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다양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같은 양상을 보이는 국내 소비시장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보다 한층 성숙된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보편화된 인터넷·모바일 사용에 힘입어 비대면 온라인 구매와 O2O(Online to Offline) 배송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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