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배 기자
  • 입력 2020.03.13 16:33
용인노인요양원 전경(사진제공=용인시)
용인노인요양원 전경. (사진제공=용인시)

[뉴스웍스=김상배 기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는 가운데 요양병원·요양시설에 입원 또는 입소한 어르신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이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어 바이러스 침투로 큰 피해를 입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용인시의 2개 노인요양시설이 지난 11일부터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예방적 코호트 격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감염자가 없는 취약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시설 전체를 통째로 격리해 완벽히 차단하고 있어서다.

대상은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 운영 중인 처인구 백암면 소재 ‘용인노인요양원’과 ‘용인노인전문요양원’ 등이다.

이들 시설은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10일 식자재를 모두 반입한 뒤 시설 전체를 스스로 봉쇄했다. 외부인은 물론이고 내부인도 출입이 전면금지됐다.

이들 시설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장기요양 1, 2등급을 받은 65세 이상 거동불편 어르신들만 입소할 수 있는데 각각 59명과 62명이 입소해 있다.

이들을 돌보기 위해 용인노인요양원에는 41명, 용인노인전문요양원엔 45명의 종사자가 있다.

이들 종사자 가운데 용인노인요양원에선 요양사 15명 등 26명, 용인노인전문요양원에선 요양사 22명 등 34명이 예방적 코호트격리에 참여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이연우 용인노인요양원 원장은 “어르신들이 연세도 많고 감염병에 취약한데 출퇴근하는 직원이나 기숙사에 있더라도 외출하는 직원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려고 재단 내 두 요양원이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관내 요양시설에 대해 어르신 안전을 위해 예방적 코로트 격리를 권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두 요양원은 직원들에게 격리상황을 설명하고 자발적 참여자로부터 동의까지 받았다. 많은 직원이 코호트 격리 참여하겠다고 했으나 기숙사 시설의 수용 범위 내로 격리 대상자를 제한했다.

현재 두 요양원은 완전히 봉쇄된 상태다. 유일한 예외는 어르신들을 위해 필요한 택배 약품을 받는 것뿐인데 그나마도 소독 후 30분이 지나야 반입한다.

고립된 지 이틀이 지나면서 행동반경이 극도로 좁아진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기 용인노인전문요양원 사무국장은 “격리로 인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예상해 미리 준비한 영화를 보거나 다과를 즐기면서 함께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연우 원장은 “실제 격리 생활을 해보니 당초 예상한 것보다 힘들어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서로 격려하며 이겨내고 있다”면서 “직원들 모두 격리 생활을 통해 어르신들이 느꼈을 답답함을 체감하고 코로나19 위기가 끝나면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예방적 코호트 격리는 오는 16일 오전7시까지 이어진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외로운 격리 생활을 자청한 두 요양원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한다”며 “두 곳의 경험이 관내 모든 노인요양시설이나 장애인시설들에게 위기극복을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 관내엔 112개 노인요양시설과 63개 주야간보호센터, 11개 장애인거주시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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