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3.15 13:20

지난 총선, 서울·수도권 선거구 4분의 1, 5000표 내외로 당락 엇갈려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서 챙길 의석 '7석+알파' 예상 실현될까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의 표정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이해찬(가운데) 대표와 이인영(오른쪽) 원내대표 및 박주민 최고위원의 표정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15일은 4·15총선을 31일 앞둔 날이다. 과연 어느 당이 원내 제1당이 될지, 각당의 획득 예상 의석수는 어찌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으로 일찍이 창당한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의 참여가 결정되면서 양 진영 간의 대결 결과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총선의 사례를 바탕으로 총선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20대 총선, 13곳에서 1% 미만 득표율로 당락 갈려 

2016년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총 109개 선거구에서 5% 또는 5000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곳은 총 26곳이었다. 약 24%에 달했다. 특히, 불과 1% 미만 득표율로 당락이 갈린 곳은 전국에서 모두 13곳이었다. 즉, 이런 지역들은 1000표 차이 미만으로 희비가 갈렸다는 뜻이다.

서울에서는 관악갑과 을, 강원에서 원주갑과 을, 전북 전주 갑·을·병이 대표적인 곳이다. 인천 연수갑, 경기 고양을, 경기 남양주갑, 경남 거제, 경기 안산상록을이 1% 미만의 득표율 차이를 기록했다.

당시 박빙 선거구였던 지역을 좀 더 범위를 넓혀 보더라도 민주당이 5%포인트 안팎이나 5000표 이내에서 이긴 선거구가 수도권에서만 18곳에 달했다. 서울만 보면 박빙으로 민주당이 승리를 거머쥔 곳은 총 11곳이었다.

당시 서울 동작구갑의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36.5%(4만46표)를 얻어 34.7%(3만8045표)를 얻은 새누리당 이상휘 후보를 2001표(1.8%) 차이로 눌렀다.  홍익표(중구성동구갑)·진영(용산구)·전혜숙(광진구갑)·안규백(동대문구갑)·고용진(노원구갑)·이훈(금천구)·신경민(영등포구을)·남인순(송파구병)·진선미(강동구갑)·심재권(강동구을) 의원이 5000표 이내 박빙의 차이로 신승한 의원들이다.

경기도의 경우, 조응천 민주당 남양주갑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를 불과 249표 차이로 이겼다. 김철민(안산상록을) 의원은 399표, 김정우(군포갑) 의원은 726표, 정재호(고양을) 의원은 900표 차이로 2위 후보를 따돌렸다. 문희상(의정부갑)과 신창현(의왕과천)·소병훈(광주갑) 의원도 2위 후보와의 격차가 3~4%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선거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빙 선거구일수록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유권자들의 향방이 당락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4·15총선에서도 지난 20대 총선에 못지않게 박빙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구가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층의 표심을 누가 끌어오느냐에 따라 획득할 의석수의 변화가 적잖게 차이날 것으로 보인다.

◆"비례 의석 더 얻으려다 지역구 선거 망칠 우려"

이런 가운데,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진보진영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없이 4·15 총선을 치를 경우 민주당의 의석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의석에 10석 가량 뒤질 수 있다"며 "만약 이 상태로 선거를 치른다면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의석수가 137석 정도가 될 것 같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쳐 145∼147석 정도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이런 분석에 따라, 결국 전 당원 투표를 거쳐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연합에 대항하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의 설훈·김해영·박용진 의원 등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의견은  '비례대표 의석을 좀더 얻으려다가 중도층에게 외면받아 전국적으로 박빙 선거구에서 지역구 선거를 망치기 십상'이란 의견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 민주당 몫으로 챙겨올 수 있는 비례의석을 '7석+알파'로 보고있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여서 당내 소수 의견자들의 진단에도 적잖이 힘이 실려있는 양상이다.

이와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본회의 표결과정에서 기권표를 던져 '소신·배신 논란'을 빚었던 금태섭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진 것도 중도층의 민주당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폐쇄적이고 편협한 정당이라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수 있기 때문이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이 솔로몬의 지혜가 돼, 원내 제1당 자리를 지키는 묘수가 될지, 당내 일부 의원들의 우려처럼 비례의석 몇 석 더 얻으려다가 적잖은 지역구 의석 상실로 이어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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