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3.16 08:55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 상황 가정해 금융·외환부문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하고 7000억 달러 수준의 양적완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연 1.00~1.25%에서 0.00~0.25%로 1.00%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오는 17~18일 양일간 열릴 예정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앞서 이뤄진 조치로 지난 3일에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춘 바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지난주 미국 증시는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락하면서 유례없는 최악의 한 주를 경험했다”며 “급기야 미 연준은 이날 새벽 기준 금리를 사태 진정 시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수준인 0~0.25%로 전격인하하고 7000억 달러 수준의 양적완화를 재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증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도 큰 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시장투자심리 위축과 시장가격의 급변동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운영 중인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로 점검한 결과 국내 단기자금시장, 신용물시장과 외화유동성에 우려할만한 신용경색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짐에 따라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우리 실물경제의 상황도 매우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지금의 어려움을 일단 버텨내기 위해서는 민생안정과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과 소상공인이 이 시기를 견뎌 낼 특단의 금융지원 대책도 긴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1단계 피해업종·분야별 긴급지원책 4조원, 2단계 행정부·유관기관의 자체적 추진 가능한 패키지 지원 16조원, 3단계 추가경정예산안 11조7000억원에 이르기까지 방역·피해극복·경기보강을 총력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추진했다”며 “추후 상황에 따라 필요 시 4단계, 5단계 대응방안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은 신용경색을 야기하고 실물경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정부와 관계기관은 향후 시장상황을 보아가면서 단계별로 촘촘하게 구성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를 필요 시 신속하게 시행하겠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 상황까지 가정해 금융시스템 및 외환부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정책수단을 철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주 증시 안정을 위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자사주 매입한도를 완화하는 등 긴급 조치를 단행했다.

김 차관은 “글로벌 복합위기 징후가 뚜렷해질수록 달러 유동성 확보와 외환시장 안정은 매우 중요한 만큼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스왑시장 등 외화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외화유동성 점검과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시장여건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필요 시 유동성 공급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가면서 외환시장에서 시장불안 심리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스템 건전성 모두 양호한 상황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최고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과 금융시스템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