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3.16 10:22

3월·4월 학력평가 이미 미뤄져…6월 모의평가도 연기 가능성
조희연 "추가연기되면 수능 연기 연결될 상황…학교급별 순차적 개학"

코로나19로 개학을 미룬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 (사진=장대청 기자)
코로나19로 개학을 미룬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 (사진=장대청 기자)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기미가 보이면서 사상 초유의 4월 개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고등학교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시 등 대학 입시 일정 변경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 구로 콜센터와 정부세종청사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교육 당국이 개학 추가 연기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학교 개학을 3월 9일로 1차 연기한데 이어 지난 2일 오는 23일로 2주 추가 연기 했다. 23일로 재차 늦추면서 일선 학교에 휴업(개학 연기) 3주까지는 방학과 재량휴일 등을 줄여서 대응하고 그 이상(4~7주)까지 휴업이 이어질 경우 수업 일수를 줄여 대처한다는 내용의 학사 일정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개학이 3주 연기된 후에도 소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교원과 학부모 단체는 개학 추가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3일 "지금과 같은 지역사회 감염 추세가 이어지는 한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고 일정 기간 안정화 된 후 개학할 필요가 있다"며 개학 연기를 촉구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정시확대전국학부모모임 등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볼 때 개학을 4월 초로 추가 연기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교육부는 개학을 4월 초로 추가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으나 이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비롯한 연간 학사일정 전반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의 학사 일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3일까지만 휴업하는 경우 학교들은 수업일수를 감축하는 대신 방학을 줄여 학사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개학이 4월 초로 추가 연기되면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초중고 190일)를 10% 범위에서 감축하게 된다. 하지만 수업 감축을 하게 되면 수업 결손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수업이 몇 주 감축되면 미리 계획했던 한해 수업 일정이 무너지고 학생들이 1년 동안 배워야 할 내용을 모두 가르치기 어려워진다.

개학 연기와 수업 감축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4월 2일로 미뤄졌고 경기도교육청도 4월 8일 시행 예정이던 학력평가를 4월 28일로 연기했다. 개학이 추가로 연기될 경우 이들 시험 역시 추가 연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까지 연기될 수도 있다. 6월 모평은 수험생들에게 있어 그해 수능의 출제 경향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하지만 개학이 추가 연기될 경우 수업 진도 문제 등으로 6월 모평까지 미뤄질 수 있어 수험생들의 학업 계획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수능뿐 아니라 각 학교의 중간고사도 생략되거나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어 고3 1학기 때 부족했던 내신 성적을 끌어올리려고 계획했던 수험생들도 좌절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개학 연기로 인해 여름방학이 줄어들게 되면 이 시기 학생부 종합전형 등 수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준비 시간 등이 부족해진다. 

이에 고3 수험생·학부모들과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개학을 추가 연기하려면 수능 등 대학 입시 일정을 전체적으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개학이 추가 연기가 될 경우 1학기 수업결손 문제도 있고 이어서 수능 연기 등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와 연관되기 때문에 여러 복잡한 연쇄 문제가 많다. 고등학생은 준 성인이고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노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교급별 순차적 개학 제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보건 당국 및 일선 교육 현장 등과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오늘(16일) 추가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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