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3.16 14:41

"제2의 신천지 타이틀 놓고 대결하나…교회가 아니라 사업체"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사진=YTN뉴스 캡처)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경기 성남 소재 은혜의 강 교회에서 40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종교 집회를 자제하라는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강행한 교회와 개신교 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에 있는 은혜의 강 교회에서 확진자 40명이 추가 발생해 해당 교회 관련 확진자는 지난 9일 첫 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모두 46명으로 늘었다. 은혜의 강 교회는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전수조사 및 검사가 끝나가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일반 교회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신천지가 아닌 일반 교회에 대해서도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종교 집회 등 집단 활동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예배를 강행했기 때문에 집단 확산이 재연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간 종교업무를 소관하는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종교 집회 자제를 권고해왔고, 지난달 22일 정세균 국무총리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종교행사 등 밀집행사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일요일마다 미사를 드리는 천주교는 2월 25일부터 사실상 모든 미사를 중단했고, 불교도 대한불교조계종이 소속 사찰의 대중법회를 중단시켰다. 개신교 또한 여의도순복음교회·강남구 소망교회·강동구 명성교회 등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교회당 예배를 중지하고 온라인 예배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혜의 강 교회는 특정 교단에 속해있지 않아 정부의 권고 조치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고 자율적으로 주일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은혜의 강 교회 같은 소규모 교회는 대형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를 위한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고 오프라인 예배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교회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헌금도 받을 수 없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를 시작으로 서울 명성교회, 부천 은혜의 강 교회 등 오프라인 종교 활동이 코로나 지역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예배 활동을 강행해 온 개신교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2의 신천지 타이틀을 놓고 대결하는 거냐", "이 상황에도 헌금 고민하는 거 보면 교회가 아니라 사업체", "신천지 그렇게 욕하고 난리치더니 자기들도 똑같다"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비난에 대해 "교회에 책임 떠넘기려고 신천지가 여론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도 나온다.

한편 은혜의 강 교회는 현재 13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 이어 수도권 내 두 번째로 많은 집단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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