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3.16 17:20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연 0.25%로 인하…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 포함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최초로 0%대에 진입했다.

한은은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25%의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0.7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인하폭보다 2배 확대한 ‘빅컷’을 단행했다. 이처럼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금리를 낮춘 것은 9·11테러 당시인 2001년 9월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이후 세 번째이다.

한은의 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하한 0.00~0.25%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연준은 오는 17~18일 개최 예정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일 0.50%포인트, 15일 1.00%포인트 연속 인하하면서 5년 만에 제로금리 시절로 회귀했다. 

연준의 거듭된 금리 인하로 한은도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커지면서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주 금통위원들과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을 바탕으로 추경안 국회 본회의 처리날(17일)과 FOMC 개최일쯤 임시 금통위를 열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준이 지난 주말에 제로금리를 단행하자 한은도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금통위는 인하 이유에 대해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금리 인하와 더불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해 오는 1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지방중소기업과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금리가 더 큰 폭(연 0.75→0.25%)으로 인하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은은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현행 한국은행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에 은행법에 의한 은행 발행 채권,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 은행채가 4월 1일부터 1년간 추가된다. 다만 자기발행채권과 관계회사 발행채권 제외된다.

한은은 이번에 추가되는 은행채의 신용등급별, 잔존만기별로 증거금률을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행 RP매매 대상기관들의 담보여력을 확충함으로써 유동성 공급의 원활화를 도모하고 은행채에 대한 수요 및 유동성을 일부 증대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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