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벚꽃대전④] "靑 출신, 백중세…코로나19 '짜증 표' 늘면 자칫 몰락"
[4·15 벚꽃대전④] "靑 출신, 백중세…코로나19 '짜증 표' 늘면 자칫 몰락"
  • 원성훈 기자
  • 승인 2020.03.1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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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윤건영, 자가격리 어기고 선거운동"…고민정, 오세훈에 바짝 쫓겨
대거 당선되면 문 대통령 정국 장악력 강화…낙선 이어지면 조기 레임덕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서울시장 출신의 통합당 오세훈 후보는 오는 4·15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서 맞붙는다. (사진=KBS방송 캡처)
고민정(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오는 4·15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서 맞붙는다. (사진=KBS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4·15총선 특징 중의 하나는 청와대 출신의 총선 전면 배치로 읽혀진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비선, 문 대통령 취임이후 청와대에 '어쩌다 공무원'으로 입성한 측근, 문 정부에서 고위 관료로 근무한 '늘 공무원'을 광의의 청와대 출신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런 기준에선 차기 유력 대권 주자중의 한 사람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청와대 출신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금배지를 달고 정계 진출에 성공하게될지 아니면 그냥 스러지게될지 짚어봤다.

청와대 출신은 대권주자에서부터 청와대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6일 기준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총 236곳의 지역구 중에서 30곳의 지역구에 공천을 받은 상태다. 전체의 12.7%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는 평가다.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이들이 국민들로부터 대거 당선된다면 문 대통령은 국민의 재신임을 바탕으로 정국 운영에서 보다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상당수가 낙선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더불어민주당도 참패를 모면하기 힘들 것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되는 등 레임덕이 조기에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결국, 청와대 출신들은 '양날의 칼'을 쥔 채 총선이란 전쟁터에 나선 장수가 된 셈이다.

◆"윤건영, 코로나19 자가격리 어기고 지하철 인근서 선거운동"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출마한 서울 구로을 지역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선을 하면서 일궈왔던 더불어민주당의 표밭이다. 서울에서도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박 장관과 박 장관의 지역 조직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민주당에 있어선 안방과 같은 곳이다. 이런 까닭에 이 곳에서 만약 윤 후보자가 패배한다면 여권이 받을 '충격파'는 이만저만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치 현실에서 윤 후보에게 대형 악재가 터졌다. 윤 후보자 선거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에서 지난 16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129명이나 나왔음에도 윤 후보자가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외부에서 선거운동과 대외활동을 벌였다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호 미래통합당 청년부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정조준 해 "주민안전을 위협하는 작태를 즉각 중지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윤건영 후보가 본인의 선거 활동을 위해 주민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계속해서 그는 "최근 윤 후보의 선거사무실이 있는 빌딩에서 우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윤 후보는 주민안전을 위해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가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자가 격리 선언은 거짓말이었다"며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이 참석하는 행사가 열리자 자가 격리 수칙을 어기고 행사에 참석했으며, 인파가 붐비는 지하철역사 인근에서도 열띤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정치적 공세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시각이 적잖다. 이 사건은 국민들이 민감해하는 코로나 사태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18일 윤건영 후보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준호 부대변인의 논평에서 사실관계가 일부 잘못됐다"며 "윤 후보자는 2주 간 자가격리하겠다고 말한 바가 없으며, 다만 검사결과가 나올때까지만 자가격리 하겠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가격리가 의무인 밀접 접촉자가 아니므로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수칙을 어기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서울 구로을은 윤 후보가 애초부터 이 지역을 다져왔던 후보가 아니라 전략공천을 통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지역이다. 이런데다가 민주당 소속 다른 예비후보도 윤 후보자의 전략공천 움직임에 대해 반발했던터라 윤 후보자가 다소 곤란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물론, 윤 후보자와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자도 전략공천을 통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이 지역을 다지며 표심을 일궈왔던 민주당 조규영 후보는 윤 후보가 전략공천으로 내려 오기 직전에 전략공천 낌새에 반발해 천막농성까지 벌인 바 있다. 윤 후보가 이 같은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민정, 오세훈과의 대결 전망 '시계제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후보와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맞붙고 있는 서울 광진을도 눈여겨볼만한 지역구 중의 하나다. 이곳은 애초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고 전 대변인이 이를 무사히 '승계'해야 문 정부에 대한 재신임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잖다.

만일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문 정부 주요 인사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서도 선거에서 진다면, 고 전 대변인은 '가꾸어 놓은 옥토'를 잃은 패장으로 취급받아 정치인으로서의 재기 자체가 불투명해질수 있음은 물론, 청와대와 민주당의 위세에도 손상을 가하게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2월 15일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 전 대변인은 43.3%의 지지를 얻어 32.3%를 받은 오 전 시장을 앞섰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코로나19사태가 확산되면서 오 후보의 추격이 매섭다. MBC가 4·15 총선을 30일 앞두고 실시한 서울 광진을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고민정 후보는 41.7%, 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39.8%를 기록해 1.9%포인트 차이로 오차 범위 안의 치열한 접전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적극 투표층에서는 고민정 후보 44.1%, 오세훈 후보 44.3%로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상황인 셈이다.

이 조사는 피조사자 선정 방법에서 성/연령/지역별로 피조사자 할당 방법을 사용했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전화면접이고, 기간은 지난 3월 14일부터 15일까지 2일 간에 걸쳐 조사했다. 응답률은 17.9%(유선 6.3%, 무선 19.4%),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0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이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진성준, '지역 착근성' 우수 vs 김태우, '조국 킬러로 문 정부 심판'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했던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강서을 역시 진 후보가 결코 녹록치 않은 지역이다. 진 후보는 "당·정·청·국회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는 일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위선을 심판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진 후보는 지난달 말부터 거리 곳곳에서 방역 활동을 하면서 표심을 훑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맨투맨으로 지역민들을 만나서 명함을 돌리며 "'청와대 킬러', '조국 킬러'로 불리는 제가 이곳에 공천을 받은 건 반드시 문재인 정부의 위선과 거짓을 심판하라는 의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진 후보와 김 후보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평가다. 진 후보는 강서을 지역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았기에 '지역민들 속에서 뿌리 내린 측면'이 높은 점수를 받는 반면, 전국적인 인지도에서는 상대적으로 김태우 후보에 비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는 '김태우 사건'(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실에 근무할 당시, 청와대가 박용호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등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사건) 때문에 전국적인 인지도는 부각됐으나, 강서을 지역과는 평소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게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양 후보 중 그 누구도 손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청와대 출신들이 포진된 지역들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치열한 접전을 치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속에서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가지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청와대가 하고 있는 지금 같은 역할은 어떤 측면에서는 바람직하게도 보인다"며 "청와대가 인재를 발굴해서 어느 정도 육성한 다음에 총선에 내보내는 것은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청와대 업무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들을 총선에 출마시킬 것이므로 일종의 인재 양성소 기능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는 "정치라는 게 결코 녹록한 게 아니다"라며 "청와대에서 좀 일했다고 해서 충분한 정치적 경험을 거치지 않은 사람을 각 지역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상대 당의 백전노장과 경합시키면 과연 어느 정도나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야권의 한 핵심인사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다수 지역에서 청와대 출신들이 야당과의 대결에서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며 "청와대 출신들 대부분이 정치경력이 일천한데다 상대 정당의 후보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고 전략공천으로 내려온 사람들도 적잖아 지역 착근성도 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청와대 출신들이 여러 지역에서 충분한 격차로 앞서고 있고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치열한 접전상황을 펼친다면 청와대 출신들의 '약진'을 예상할 수 있다"며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심신이 지친 국민들의 '짜증 표'가 늘어난다면 청와대 출신들의 '몰락' 이란 시나리오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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