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3.18 15:59

금리 인하 악재이나 카드 조달비용 감소…비은행 계열사 선전
글로벌 비중 크고 은행 자영업 대출 적어 타행 대비 리스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박지훈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경제 침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그룹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영업여건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순익에 있어 글로벌 및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부실비율이 높아질 전망인 가계대출이 비중은 낮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 주가는 최근 두 달간 41.75% 떨어졌다. 같은 기간 26% 하락한 코스피와 비교하면 낙폭은 두드러진다. 업종별로 보면 보험업(47.2%) 다음으로 큰 하락폭이다.

대형 금융그룹의 주가가 이처럼 하락한 배경에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제재, 라임펀드 환매중단사태가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자극한 경제 위기감이 보다 앞선다.

은행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여건 악화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은행 계열사의 연체율은 높아진다. 또 코로나19 피해 사업체에 저금리로 돈을 내주게 되면 향후 건전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도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 우려를 키웠다. 한국은행은 16일 코로나19 충격을 경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종전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대폭 인하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NIM(순이자마진)이 0.1~0.15%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국외의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수도 있다”며 “이자수익을 내기에 가장 어려운 여건이 만들어졌고 최대한 하향폭을 줄일 노력이 강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금융지주의 수익이 금융권을 지배하는 전망이나 이중 신한금융은 보다 우려가 적다. 일찌감치 수익 비중을 비은행 계열사, 글로벌부문으로 나눠놨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3조4035억원으로 전년(3조1567억원) 대비 7.8%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은 1조2112억원으로 전년(1조507억원) 대비 15.3% 성장했다.

오렌지라이프 및 아시아신탁의 자회사 편입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지만 중소계열사의 선전도 한 몫 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보수적인 운용으로 지난해 2.3% 성장한 데에 그치고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신한금융투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순익이 각각 2%, 12%씩 감소했다. 이에 반해 신한캐피탈(순익 증가 규모 226억원·증가율 21.9%), 저축은행(37억원·19.3%), 신한아이타스(204억원·27.9%), 신한리츠운용(38억·108%)는 고성장하며 그룹에 힘을 보탰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대폭적인 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낮아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마이데이터 사업 등이 진전되면 그룹의 수수료 수익 증대에도 조력할 수 있다. 또 지난 9일 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현대캐피탈의 장기렌터카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도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해 급성장한 신한캐피탈역시 여신전문회사로서 보다 낮아진 조달부담에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2019년 사업으로 신한금융의 비은행 순익 비중은 더 늘었다. 비중은 2018년 34.8%에서 37.2%로 2.4%포인트 증가했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26.2%에서 26.4%로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과 하나은행은 19.1%, 10.5%로 아직 20%대에 들지 못했다. 

해외법인과 지분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 역시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부문 순이익은 3979억원으로 전년(3228억원) 대비 23%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순익 비중은 2018년 10%에서 2019년 12%로 커졌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지주는 베트남, 일본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꾸준히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며 “NIM 축소는 뼈아프지만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장기렌터카 자산 인수 효과,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이오와 글로벌부문 성장이 수익성 훼손을 일정 부분 방어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이 낮은 점도 다행이다. 신한은행의 전년 말 기준 원화대출액은 225조원으로 이중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20.8%(46조8000억원)이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지위를 다투는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액은 269조원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25.7%로 보다 더 높다.

2019년 신한금융의 글로벌부문(위) 및 비은행(아래) 당기순이익. (자료제공=신한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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