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3.21 06:15

통화스와프 체결 전 급락했던 원달러환율·코스피 모두 급반전

(사진·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사진·이미지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되면서 일단 주가와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이 다소 진정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세인 만큼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통화를 교환한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이다. 

기축통화인 달러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국내 환율시장은 바로 안정세를 찾았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원 폭등한 1285.7원으로 마감됐으나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20일장에서는 1246.5원으로 39.2원 내려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피지수도 19일 133.56포인트(-8.39%) 급락한 1457.64에 그쳐 10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으나 20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급등하면서 15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8.51포인트(7.44%) 오른 1566.15로 마감됐다. 

한미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3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외환건전성이 낮아질 경우에 통화스와프,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한 안전판”이라고 평가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한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과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최근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달러화 수요 급증으로 정상적 결제가 미이행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통화스와프 체결국의 외환시장과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된 달러가 곧바로 공급되면 달러 수급불균형으로 불안정을 보였던 외환시장에 안정을 주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만으로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없겠지만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스와프 처방이 통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으나 향후 흐름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여부에 달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는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이에 따른 유동성부족과 크레딧 문제, 달러 강세 문제가 있다”며 “달러 강세의 경우 통화스와프로 급한 불을 껐지만 완전한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며 “원화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가 제한되고 글로벌에서 코로나 19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에도 단기적으로 그 효과는 며칠에 그쳤고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11월 중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전 고점을 돌파하면서 상승했다”며 “코로나19 진정 여부의 확인이 우선적으로 중요하고 그 사이에 발생하는 미국 내 신용 리스크 가운데 부실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통화스와프 체결 외에도 시장안정조치를 추가로 추진한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따른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과 공동으로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최소 10조원 이상 규모로 편성하기로 했다.

채안펀드도 한미 통화스와프처럼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조성된다. 채안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채권시장 경색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 마련됐다. 

홍남기 부총리는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하는 돈맥 경화가 나타난다”며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누군가가 채권을 사서 돈을 순환시키는 역할이 필요한 만큼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채안펀드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채안펀드의 구체적인 규모와 방안은 다음 주 열리는 비상경제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투자대상에 회사채와 금융채, CP 등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과거 채안펀드 발표 이후 금리흐름과 한은의 국고채 매입,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 조치들을 감안할 때 최근 금리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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