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3.22 08:20

삼성, 라이브 방송 '갤라쇼'로 소통 강화…LG, 맞춤형 유튜버와 IT기기 홍보

(사진제공=pxhere)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탁월하고 20~3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친숙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pxhere)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대기업들이 '온라인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체험 행사와 같은 오프라인 마케팅을 추진할 수 없게된 탓이다.

기업들은 비대면·비접촉 활동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특히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탁월하고 20~3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친숙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영향을 주다(influence)'라는 단어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을 붙인 것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수십만명의 구독자 수를 가진 유튜버 혹은 1인 방송 진행자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인플루언서들이 생산한 콘텐츠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면서 TV 광고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충성심이 강한 팔로워들은 기본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신뢰한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가 특정 회사 제품에 대한 의견을 말하거나 평가를 하면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기존 TV 광고는 제품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연예인이 출연하는데다 약 15초라는 짧은 시간에 정보를 설명해야 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개인의 채널을 활용하기에 시간적 제약이 없다.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미 중국은 왕홍(網紅·유명 크리에이터)을 통한 판매가 일반화됐다. 왕홍은 왕뤄홍런(網絡紅人)을 줄인 단어로 인터넷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사람들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왕홍이 중국의 시장을 이끄는 유통의 주역이 되고 있고, 최근 '왕홍 경제'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전자상거래에서 영향력이 강력하다.

◆소비자 공감 이끌면서 타깃도 명확…부작용도 존재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매력적인 이유는 파급력이 강하면서도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TV 광고와 달리 상호 소통이 가능해 역할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특징은 마케팅의 대상이 됐던 소비자를 제품의 마케터로 활동하게 만든다.

예컨대 유튜브의 경우 특정 인플루언서가 어떤 제품에 대해 리뷰를 하면 그 동영상을 시청한 다른 인플루언서가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 콘텐츠를 재생산한다. 하나의 제품에 대해 여러 인플루언서의 후기가 나오면서 홍보 효과는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액을 지불해 유명 배우를 모델로 쓰며 TV 광고 촬영을 하는 것보다 인플루언서에게 소정의 광고비와 제품을 협찬하면 되기에 지출을 크게 아낄 수 있다. 

또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TV 광고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의 공감을 일으키기 쉽다. 인플루언서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소비자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제품을 알리는 데 유리하다. 소비자는 TV 광고 속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을 선망하지만 기실 거리감이 있는 대상으로 인지한다. 이에 비해 인플루언서에 대해선 '일반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광고의 대상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보통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채널은 콘셉트가 뚜렷하다. 화장품, 패션, IT, 자동차, 게임 등 특정 분야 위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역시 연령대나 성별이 대체로 비슷하다. 화장품 채널을 구독하는 이용자들은 10대에서 20대 여성이 대부분이며, 자동차 채널을 구독하는 이용자들은 주로 20대에서 30대까지의 남성이다.

기업은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이 어떤 연령층, 성별을 타깃으로 삼느냐에 따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기업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마케팅을 하다보니 의도와는 다르게 제품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각인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는 인플루언서의 인지도만 믿고 제품을 구매했다가 품질에 실망하기도 하며, 광고비를 받으면서도 자발적인 후기인 양 시청자를 우롱하는 '악질' 인플루언서도 존재한다.

◆삼성, '갤라쇼'로 소통 강화…하루 신제품 빌려주는 서비스 제공

최근 스마트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과 소비자가 집에 가져가 제품을 사용하는 방문체험을 확대하고 있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체험이 어려워지면서 집객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상태"라며 "체험은 부족하지만 온라인 마케팅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라이브 퀴즈쇼'는 인플루언서와 사용자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갤럭시 S20에 대해 흥미롭게 배우는 퀴즈 이벤트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라이브 퀴즈쇼'는 인플루언서와 사용자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갤럭시 S20에 대해 흥미롭게 배우는 퀴즈 이벤트다. 갤럭시 팬 파티의 '팬 퀴즈 쇼' 형식과 소셜네트워크 채널을 결합해 소통을 한층 강화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먼저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평소 동경하는 인플루언서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갤럭시 라이브 퀴즈쇼'는 인플루언서와 사용자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갤럭시 S20에 대해 흥미롭게 배우는 퀴즈 이벤트다. 갤럭시 팬 파티의 '팬 퀴즈 쇼' 형식과 소셜네트워크 채널을 결합해 소통을 한층 강화했다.

이 퀴즈쇼는 대도서관, 용호수, MR 등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고 우왁굳, 침착맨, 디바걸스 등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들의 채널에서 이원 생중계를 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갤럭시 S20 공개 후 진행된 2번의 갤라쇼에서 순 시청자 85만명, 최다 동시접속 시청자 8만명을 기록했다.

유튜브로 갤라쇼에 참여한 한 사용자는 "퀴즈로 풀어보니 맞추는 재미와 제품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라는 댓글로 소감을 전했다.

가수 지코가 갤럭시 S20+ 언박싱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지코 유튜브 채널)
가수 지코가 갤럭시 S20+ 언박싱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지코 유튜브 채널)

또 삼성전자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가수 지코에게 갤럭시 S20+를 협찬하기도 했다. 갤럭시 시리즈 충성고객으로 알려진 지코는 해당 제품의 언박싱 챌린지 영상을 선보였다.

지코는 "매번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갤럭시는 점점 고급스러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영상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을 소개하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조회수 30만회를 넘게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를 직접 체험하기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갤럭시 투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갤럭시 투고 서비스는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해 스마트폰을 대여하고, 최대 24시간 동안 신제품을 체험한 후 반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갤럭시 투고 서비스는 지난해 갤럭시노트10 출시 당시 7개 매장에서 운영했으나 이번에는 디지털 프라자 55개 매장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갤럭시 S20 출시와 발맞춰 지난 2월 14일부터 시작했으며 4월 26일까지 진행된다. 현재는 전국 삼성 디지털프라자 30개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갤럭시 S20를 배달해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시행한 바 있다.

◆LG, 맞춤형 마케팅 활동…노트북·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 적극 공략

LG전자는 유명 IT 유튜브 채널 '깨봉채널'과 협업해 노트북,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뛰어난 내구성을 알리는 온라인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 17일 LG전자의 유튜브 채널에는 '내구성 탐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된 8분 35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는 LG 그램 노트북과 LG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 거치는 미국 국방성 신뢰성 테스트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전자제품 판매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색 경력의 유명 IT 유튜버 깨봉이 경기도 평택 소재 LG 디지털파크를 찾아 LG 그램 17 노트북과 LG V50S 씽큐의 내구성 테스트 장면을 촬영했다.

특히 스마트폰 액정에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낙추 테스트, 노트북을 얼게 만드는 온도 테스트 등을 통해 평소 고객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스펙에 대해 알려준다. 댓글에는 '밀스펙 인정', '스마트폰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등 실험 내용이 참신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LG전자가 유명 IT 유튜버 '깨봉채널'과 협업해 주요 IT 기기에 탑재하고 있는 '밀스펙'을 알리는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한다. 영상 갈무리.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유명 IT 유튜버 '깨봉채널'과 협업해 주요 IT 기기에 탑재하고 있는 '밀스펙'을 알리는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한다. 영상 갈무리. (사진제공=LG전자)

또한 LG전자는 유명 유튜브 채널 '이십세들'과 손잡고 실속형 스마트폰 'LG Q51'을 소개한다. 이 제품은 지난달 26일 국내 시장에서 출시된 후 온라인상에서 '가성비 끝판왕 스마트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십세들은 이름처럼 20대들의 솔직한 생각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가 약 30만명에 달한다. 제품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마케팅 활동으로 특정 세대의 구매 욕구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LG전자와 이십세들은 21일 유튜브 채널에 LG Q51 리뷰 영상을 올리고, 27일에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제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실시간 추첨을 통해 당첨자들에게 LG Q51 20대도 증정한다.

'이십세들'의 멤버들이 LG Q51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이십세들'의 멤버들이 LG Q51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실속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LG Q51의 다양한 기능을 쉽게 알리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신제품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의 리뷰를 보며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영향력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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