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3.20 17:00

조원태, 주주연합의 주장 팩트 체크로 반박나서
주주연합, 상품권 제공 등 각종 의문 제시하며 경찰청 고발까지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KCGI 강성부 대표이사(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주연합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KCGI 강성부 대표이사(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주연합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주연합과 조원태 회장간의 막판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20일 조원태 회장 측은 그동안 조현아, 반도건설, KCGI의 주주연합이 제시한 의문들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강하게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주연합 측도 지난 16일부터 조 회장에 대한 각종 의문을 제기하며, 금감원과 경찰청에 고발하고 있다.

◆조원태 "주주연합, 투명경영‧주주가치 제고 자격에 의문"

조 회장 측은 주주연합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의 당기순손익 적자 누적이 대한항공은 총 1조7400억원, 한진칼은 총 3500억원이라는 주장에 대해 “항공사는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 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며 “오히려 기업 이익창출 능력의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의 경우 매년 흑자 행진을 기록 중”이라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600%라는 주주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및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으며,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주주연합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타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억지임을 방증한다”라며 “대한항공은 현재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통화스왑(CRS)을 통해 외화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KCGI가 주장하고 있는 장기투자, 투명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 중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제 1호 PEF)’,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제 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원태 회장 측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인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주주연합, 조원태 이익공여죄로 경찰청 고발

주주연합은 20일 ‘국민연금 등 한진칼 투자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의결권 자문사의 객관성과 의안분석의 신뢰성에 문제 있다”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 중 정석인하학원 소속의 한국항공대학교 교수인 허희영의 경우 이해상충이 우려되며, 한진칼 측의 조원태, 하은용 이사 후보는 국민연금과 각종 의결권 자문사들의 자체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연기금 기준에 의하더라도 명백한 이사선임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칼이 최근 주주연합이 제안한 사내‧사외이사 후보에 찬성의견을 낸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에 대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및 ISS 의 의안분석과 반대결론을 내려 객관성에 문제가 있고,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 주주연합은 “이러한 주장은 아무 근거 없는 악의적인 비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및 ISS 등의 의안 분석은 주주연합이 이달 18일 첨부 보도자료로 말씀드린 것처럼 스스로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기존 결정을 뒤집거나 사외이사의 일부 경력을 임의적으로 누락하는 등 객관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에는 최근 한진칼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과정에서 일부주주들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하며 조원태 대표이사 측에 유리한 의결권 행사를 독려해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조원태 대표이사 등을 상법상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이익공여죄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고발했다.

17일에는 항공기 리베이트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탈루했고, 이러한 관행이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CGI는 16일, 금융감독원에 회사가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위한 위임장을 받기 위해 일부 주주들에게만 이익을 제공한 것은 상법이 명백히 금지하는 범죄행위에 해당해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147조에 따라 조원태 대표이사 및 위 특별관계인들을 형사 처벌하고 이들에 대한 행정제재를 내릴 것을 요청했다.  

KCGI 강서부 펀드 대표는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델타항공에 한진칼 지분을 블록딜로 판매하라고 제안 했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KCGI의 행보는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주총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반도그룹의 허위공시 문제로 한진칼 지분 3.2%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아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됐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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