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3.23 13:43
황창규 KT 회장이 2일 서울 KT스퀘어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AI 세상' 주도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KT)
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KT)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23일 6년간의 임기를 마쳤다. 역대 KT 회장 중 연임 임기를 제대로 마친 것은 황 회장이 처음이다. 

이날 황 회장은 몇몇 임원진과 오찬을 하며 이임식을 대신했다. 별도의 공식 행사는 없었다. 황 회장의 공식 임기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0일이지만, 사실상 이날 KT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6년 임기 동안 5G 이동통신 상용화와 AI 서비스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한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5G 상용화 관련 발언을 잇따라 하며 '미스터 5G'란 별명도 얻었다. 

KT의 경영실적을 개선한 점도 주요 공로로 꼽힌다. 지난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은 취임 당시 추락을 거듭하던 KT의 경영실적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KT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아울러 민영화된 KT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8년 KT 정관을 개정해 CEO 선임 절차를 개선했다. 그간 CEO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탓이다. 2019년 주총에서는 "KT 차기 CEO를 투명하게 선출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그 결과 KT CEO 선발은 지원자 공모를 시작으로 약 8개월간 전 과정이 공개된 상태로 진행됐다.

반면 흠결도 뚜렷하다. 취임 첫해인 2014년, KT 역사상 최대 규모인 임직원 8300여 명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노조 반발을 불러왔다. 

2014~2017년 황 회장의 지시로 KT 전·현직 임원들이 국회의원 90여 명에게 약 4억 3000만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해당 의혹으로 황 회장은 KT 민영화 후 처음으로 경찰 포토라인에 선 CEO가 됐다. 

2018년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도 뼈 아픈 기억이다. 화재로 통신구 79m가량이 소실됐고, KT 자체추산 469억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를 입었다. 

시민들의 휴대폰·초고속인터넷 등이 두절됐고, 카드 결제가 먹통이 돼 지역 소상공인의 영업이 마비됐다. KT는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1만 2000여 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 

황 회장의 빈자리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잇는다. KT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구 부문장은 KT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경력을 쌓아온 'KT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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