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3.24 15:31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유포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요 피의자로 구속된 '박사' 조주빈(25) 씨가 청소년 시절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는 지난 2009년 7월 24일 첫 답변을 시작으로 2013년 9월 7일까지 478개의 지식인 답변을 했다. 조 씨는 온갖 주제의 지식인 질문에 대해 답변을 달았지만 이 중 성적 요소나 혹은 남녀 관계와 관련된 사항들이 다수 존재했다.
조 씨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2년 10월 3일 음란물 다운로드 처벌에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 "아동청소년 음란물만 아니면 된다. 상관없다"는 답변을 남기도 했다. 같은 날 "미성년자 음란물을 다운 받았다"는 질문엔 "단속에 걸리면 잡혀간다. 그래도 걸릴 확률 낮으니 걱정마라"는 답변을 남겼다.
또 이날(2012년 10월 3일) 조 씨는 "13살 여자다. 문남친(문자 남친) 구한다"는 지식인 글에 "채택 후 쪽지달라"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조 씨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끔찍한 성적 학대를 가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소름끼치는 글이다.
또 같은 해 11월엔 "걸그룹 섹시코드가 사회혼란을 부추기는가?"라는 질문에 "사회혼란보다 사람들의 욕구해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직접적인 성추행과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 2013년 9월 1일에 올라온 "누나랑 같이 삼촌이랑 놀고 있었는데 삼촌이 누나치마에 손을 집어 넣었다"는 내용의 질문엔 "부모님께 말씀드려라. 성폭행은 친인척 사이에 빈번이 일어나니 늘 경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같은 달에 올라온 "중1 여학생이다. 친척동생들과 놀아주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고 보니 알몸인 상태로 누워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는 질문에 "부모님께 상의드리고 범인을 잡는게 좋다"며 "의심된다고 찔러보는건 나쁘지만 실제로 그랬다면 잡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한편 조주빈은 미성년자를 비롯한 피해 여성들을 협박·회유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뒤 이를 일명 '박사방'이라고 불리는 익명 채팅방에서 돈을 받고 유포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을 '노예'라고 부르거나 칼로 몸에 글씨를 새기고 온갖 성적 학대를 하는 등 끔찍한 범죄 행위를 자행해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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