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3.25 10:21

손 사장과 김 기자, 채팅 앱 '텔레그램'으로 대화

손석희(왼쪽) JTBC 사장과 김웅(오른쪽) 프리랜서 기자. (사진=손석희 페이스북, Ryan&Folks)
손석희(왼쪽) JTBC 사장과 김웅(오른쪽) 프리랜서 기자. (사진=손석희 페이스북, Ryan&Folks)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25일 '박사방' 피의자 조주빈(24)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조 씨가 언급한 손석희·김웅·윤장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측은 조 씨가 이들을 왜 언급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석희 JTBC 사장과 김웅 프리랜서 기자는 현재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김 기자는 지난해 2월 7일 손 사장을 폭행 치사·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당시 김 기자는 "손 사장이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사장이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고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폭행의 증거라며 손 사장이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두 번 가격하는 녹취록 및 손 사장과의 텔레그램 문자 내역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손 사장 역시 김 기자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뒤 "(김 기자가)정규직 채용과 거액을 요구했다"며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맞고소했다. 지난달 14일 열린 첫 재판에서 김 기자는 불법 취업 청탁 및 금품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25일 열릴 김 기자 재판에 손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해당 재판은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 심리로 오늘 오후 4시 열린다. 검찰은 "김 기자가 2018년 8월 손 사장의 2017년경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JTBC 채용과 2억4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으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기자 측은 "공소와 같이 손 사장을 만나거나 문자·텔레그램·이메일 등으로 연락한 바는 인정하나 김 기자의 발언은 공갈의 고의가 없었다"고 검찰의 주장에 반박했다.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해선 "폭행 사건 이후 사건을 형사화·기사화하지 않기 위해 2억4000만 원을 달라고 한 것도 사실이 아니며 손 사장이 제안한 월 1000만 원 용역을 2년간 단순합산해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이들 두 사람과 조주빈의 연관점은 손 사장과 김 기자가 채팅 앱 '텔레그램'을 이용해 대화를 했고, 조 씨 역시 텔레그램의 익명대화방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뿐이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사진=윤장현 페이스북)
윤장현 전 광주시장. (사진=윤장현 페이스북)

한편 조 씨가 함께 언급한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람에게 속아 당내 공천을 기대하고 4억5000여만 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17일 대법원 선고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윤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과 전 영부인에 대한 연민의 정으로 빌려준 것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공천 추천에 대한 전 영부인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고 금품을 건넨 것으로 판단한 원심 판단이 공직선거법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윤 전 시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윤 전 시장은 조주빈과 어떤 특별한 접점도 보이지 않아 대체 조 씨가 무슨 이유로 그를 언급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조 씨가 언급한 세 인물이 성착취물과는 다른 무관한 다른 피해 사실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분들이 어떤 동영상을 본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드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들 세 사람이 조 씨가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마약·총기를 판다고 속이는 등 다수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가능성 정도가 있을 뿐 구체적인 사기 피해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다만 이름이 거론된 이들이 성 착취물을 봤다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조주빈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일명 '박사방'에 돈을 받고 유포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으며, 오늘(25일) 오전 성범죄 피의자 최초로 신상이 공개됐다.

특히 조 씨가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발언하며 조 씨와 이들 세 사람의 접점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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